매일신문

이하늬 코믹 연기 통했다…'밤에 피는 꽃' 시청률 고공행진

방송 7회차에 '연인' 시청률 추월…현 주말드라마 중 최고

드라마 '밤에 피는 꽃' 포스터. MBC 제공
드라마 '밤에 피는 꽃' 포스터. MBC 제공

MBC가 방영 중인 드라마 '밤에 피는 꽃'이 주연배우 이하늬의 코믹 연기를 앞세워 같은 방송사의 지난해 인기작 '연인'의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으며 인기몰이하고 있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은 지난달 12일 첫 방송부터 7.9%의 높은 시청률로 출발해 이달 2일 방송한 7회에는 13.1%를 기록하면서 '연인'의 최고 시청률(12.9%)을 뛰어넘었다.

'밤에 피는 꽃'은 현재 방송 중인 다른 주말드라마들을 따돌리고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방송 시간대와 요일이 모두 겹치는 SBS의 '재벌X형사'는 시청률 5∼6%대를 오가고 있다. 토일드라마인 JTBC '닥터 슬럼프'와 tvN '세작, 매혹된 자들'의 시청률도 '밤에 피는 꽃'에는 미치지 못한다.

토·일요일 방송 중인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유일하게 1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밤에 피는 꽃'과는 토요일 일부만 방송 시간이 겹쳐 경쟁 관계로 보기는 어렵다.

'밤에 피는 꽃'이 총 12부작이고 거의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온 점, 대부분의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률이 상승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 드라마도 점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 보인다.

화제성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밤에 피는 꽃'의 화제성 점수는 방송 첫째 주엔 전체 TV·OTT 드라마 중 6위였으나 2주째에는 5위, 3주째는 4위로 순위가 꾸준히 올라갔다.

'밤에 피는 꽃'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가상 역사극이다. 결혼 첫날 얼굴도 못 본 남편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미망인이 된 주인공 조여화(이하늬)가 밤마다 복면을 쓴 채 한양 곳곳을 누비며 악인을 응징하고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는 설정이다.

과부로서 집에 갇혀 살다시피 하면서 소복을 입고 매일 남편을 추모해야 하는 여주인공이 밤이면 '부캐'(부캐릭터)로 변신해 새까만 옷에 복면을 쓰고 뛰어난 무예 솜씨를 드러내는 이미지 반전이 흥미를 자극한다.

이 같은 기본 설정에 여러 장르적 요소가 더해진다. 금위영 종사관인 박수호(이종원)와 여화의 감정이 깊어지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물이기도 하고, 15년 전 갑자기 선대 임금이 사망한 배경을 찾는 수사물이기도 하다.

중반부를 지나면서 선대 임금의 죽음과 비슷한 시기 종적을 감춘 여화 오빠에 대한 진실, 수호의 가족이 몰살당했던 이유 등이 차츰 밝혀질 기미를 보이면서 이야기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요소들은 국내 드라마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들로, '밤에 피는 꽃'의 인기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시청자는 '밤에 피는 꽃'의 인기 요인으로 이하늬의 코믹 연기를 들고 있다. 이하늬가 연기한 여화는 시원한 액션도 선보이지만, 그보다 눈에 띄는 건 능청스러운 모습이다.

2회에 여화가 다듬이질을 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여화는 입에 머금은 물을 분무기처럼 내뿜은 뒤 방망이를 휘두르는데, 다른 생각에 빠져 너무 세게 두들긴 탓에 옷감에 커다란 구멍이 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이하늬는 옷감을 눈앞에 들어 살펴보다가 마침 그 구멍으로 시어머니가 보이자 당황한 표정으로 옷감을 감춘 뒤 천연덕스럽게 다듬이질하는 시늉을 한다.

7회에서 여화는 시아버지 석지성과 수호의 대화를 엿듣다가 수호에게 들키자 갑자기 "할 말이 있다"며 정색하더니 곧장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한다. 이 장면에서 이하늬는 민망한 듯한 여화의 표정을 능글맞게 연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최근 발간한 '펀덱스 리포트'에서 "'밤에 피는 꽃' 클립 영상을 본 네티즌은 이하늬의 코믹 연기에 긍정적인 댓글을 올리고 있다"고 반응을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엔터미디어'에 기고한 칼럼에서 "'밤에 피는 꽃'은 비극을 밑그림으로 두고도 지나치게 진지하기보다 발랄하고 경쾌하다"며 "이하늬라는 배우가 가진 밝은 에너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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