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함께하는 군민, 모두가 잘 사는 청송] <3>인구를 늘리는 문화 관광 정책

500만명 관관객을 청송군민으로 유치
이색 숙박시설 ‘라비에벨’ 2026년 준공
폐교의 재탄생→남관 미디어아트홀, 객주문화관, 청량대운도전시관
스포츠 행사가 지역 경기를 살린다…새해 벽두부터 한 해 행사 가득

청송은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지역에 유치하면서 관광객 모객하고 있다. 사진은 청송백자 항아리 안에 불을 지피는 모습. 청송군 제공
청송은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지역에 유치하면서 관광객 모객하고 있다. 사진은 청송백자 항아리 안에 불을 지피는 모습. 청송군 제공

'인구 감소'는 지방도시의 가장 큰 숙제다.

경북 22개 시·군 중 15곳이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이다. 청송 역시 여기에 포함돼 있다. 청송은 출산·이주 지원, 귀농귀촌 지원 등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줄어드는 인구를 막을 대안이 없었다.

인구 감소라는 막다른 길에서 청송은 색다른 방법으로 인구 늘리기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문화·관광이다.

주왕산국립공원과 청송사과축제, 산소카페 청송정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을 방문하기 위해 연간 500만명 이상 관광객이 몰려든다. 청송 전체인구(2만4천명)의 200배가 넘는다. 이에 청송군은 이들을 청송에 아예 눌러앉게 할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청송의 문화 행사는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군민과 함께 유기적으로 만들어진다. 다양한 행사가 많다보니 인근 지자체에서도 청송을 많이 찾고 아예 이곳으로 이사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의 문화 행사는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군민과 함께 유기적으로 만들어진다. 다양한 행사가 많다보니 인근 지자체에서도 청송을 많이 찾고 아예 이곳으로 이사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청송군 제공

◆이색 숙박시설 '라비에벨'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청송의 대표 관광지인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라비에벨'이라는 이름의 이색 숙박시설이 조성된다.

라비에벨('La vie est belle)은 프랑스어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뜻이다.

청송군은 총사업비 100억원(도비 50%·군비 50%)을 투입해 올해 설계를 시작, 2026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사업대상지는 주왕산면 하의리 일원 청송양원(옛 주왕산초등학교)으로 2009년 12월 청송군이 매입해 현재 예비군 면대와 산불진화대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위치로 보나 주변 자연 풍광 등을 보나 단순히 지역 사무실로 쓰이기 보다 새로운 관광 요소로 활용하는게 청송군의 판단이었다. 그러면서 청송군은 이색 숙박시설이라는 새로운 밑그림을 그렸다.

이곳에는 가족형호텔 15실(1천840㎡)와 청송사과 글램핑장 15개소(630㎡), 바비큐장 15개소(240㎡), 트리하우스 4개소(100㎡), 카페·식당 1개소(256㎡), 야외물놀이장, 주차장 등으로 구성되며 호텔의 편안함과 캠핑의 즐거움, 산소카페 청송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전국에서 유일한 최고의 이색숙박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남관 미디어아트홀. 다양한 미디어아트 전시는 물론 아이들이 직접 작품을 만질 수 있는 요소도 있어서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다. 이곳은 청송의 폐교를 재탄생시킨 곳이다. 전종훈 기자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남관 미디어아트홀. 다양한 미디어아트 전시는 물론 아이들이 직접 작품을 만질 수 있는 요소도 있어서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큰 인기다. 이곳은 청송의 폐교를 재탄생시킨 곳이다. 전종훈 기자

◆폐교에 문화를 꽃피우다

청송에서는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이 돋보인다.

부남면 부남로 14에는 남관생활문화센터가 있다. 이곳은 남관(1911~1990) 화백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다. 옛 대전초등학교를 개축해 2021년 개관했다.

남관은 청송 부남면 출신으로 제1회 국전 추천작가이며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은 한국 미술계 거장이다.

그는 한국인 최초 망통 국제비엔날레(심사위원장 피카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지난해 이곳 2층에 '남관 미디어아트홀'이 문을 열었다.

미디어아트는 ▷남관 화백의 생애와 작품 ▷남관 화백의 그림 기법 ▷터치로 작품에 참여하는 실감 콘텐츠 ▷남관 화백의 화풍을 활용한 문자 출력 인공지능 키오스크 등 다양한 콘텐츠가 구성돼 있다. 미디어아트는 벽면뿐만 아니라 바닥과 천장 등 이곳 전시장 모든 공간을 활용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진보면 진안리 객주문학관은 작가가 문학관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객주문학관은 청송 출신 김주영 작가의 소설 '객주'를 주제로 지난 2014년 6월 옛 진보제일고등교를 개축해 개관했다.

김 작가는 1971년 단편소설 '휴면기'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차지하며 등단했고 민초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낸 역사소설 '객주'와 더불어 다양한 소설을 발표한 문학계 거장이다.

객주문학관처럼 살아있는 작가의 문학관은 세계적으로도 희소하다. 보통 문학관은 사후에 건립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객주문학관 1층 제1, 2전시실에는 김 작가의 집필 배경과 과정이 상세하게 전시돼 있다. 2층에는 김 작가가 집필 활동을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면서 수집한 자료가 모여 있다.

진보면 신촌리 옛 신촌초등학교 자리에는 한 작품을 위해 만들어진 전시장이 있다. 바로 군립청송야송미술관 청량대운도전시관이다. 이원좌(1939~2019) 화백의 청량대운도가 전시된 곳이다.

청량대운도는 봉화에 있는 청량산을 배경으로 한 실경산수화다. '서울 천도 600주년'(1994년)을 기념해 1992년 4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약 180일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당시 한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대형 작품으로 평가됐지만 작품 크기 때문에 변변한 전시조차 못 한 채 20년 넘게 수장고에 머물다가 2013년 전용 전시관이 지어지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청량대운도의 작품 크기는 가로 46m, 세로 7m로 초거대작이다. 관람자는 그림을 한두 발짝 물러서야 전체를 살필 수 있고 한쪽 끝에서 다른 끝으로 걸으면서 그림 속 산맥을 감상할 수 있다.

매년 새해 벽두에는 극한 스포츠인 아이클라이밍 대회가 청송 얼음골에서 열린다. 이 대회기간에는 국내 선수단은 물론 해외 선수단까지 청송을 방문해 지역 경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청송군 제공
매년 새해 벽두에는 극한 스포츠인 아이클라이밍 대회가 청송 얼음골에서 열린다. 이 대회기간에는 국내 선수단은 물론 해외 선수단까지 청송을 방문해 지역 경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청송군 제공

◆스포츠 행사가 지역 경기를 살린다

새해 벽두부터 청송에는 전국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와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이 연이어 열렸다. 국내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클라이머가 참가했고 월드컵에는 16개국 100여 명의 선수가 청송을 방문했다. 당시 선수들은 청송에 머물며 지역 상가에 큰 도움을 주었다. 대회가 끝나고도 일부 선수는 청송의 다양한 관광지를 방문했다.

청송은 올해 ▷2024년 전국동계체전(아이스클라이밍·2월) ▷산악자전거대회(4월) ▷전국모터사이클챔피언십(4월) ▷청송사과트레일런(10월) ▷낙동정맥등반대회(11월) 등 사계절 산악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며 스포츠 관광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전국 고등부 축구리그 ▷대한배드민턴협회장기 전국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청송사과배 전국테니스대회 ▷청송군수기 검도대회·회장기 전국 중고등학교 검도대회 등 전국단위 대회와 각종 중소 규모의 대회 개최로 지역 소상공인과 침체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 활성화에도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송은 다양한 전국 단위 행사를 유치하면서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은 다양한 전국 단위 행사를 유치하면서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청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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