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지난달에 이어 9회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3개월째 3.50%를 유지하게 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보이지만 전망 경로는 불확실성이 크고 주요국 통화 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하면 긴축 기조 유지가 적절하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기준금리 조정의 기준이 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 11월 3.3%, 12월 3.2%에서 지난달 2.8%로 내려온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6%, 내년 2.1%로 제시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안에는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최장 동결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국내 최장 기준금리 동결 기록은 17개월(2016년 6월~2017년 11월)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내에는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상반기를 지나서 어떻게 될지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 5월 경제 전망을 할 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은 3개월 후에도 3.5%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 인하에 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준의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냈다.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오는 6월쯤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한은은 하반기 들어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같은 날 '미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현 5.25∼5.50%에서 0.25%포인트(p) 인하한 뒤 연내 총 0.75%p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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