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은, 기준금리 9연속 동결…고물가에 인하 ‘신중’

“3개월 후에도 유지 적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지난해 2·4·5·7·8·10·11월과 지난달에 이어 9회 연속 동결을 결정하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3개월째 3.50%를 유지하게 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보이지만 전망 경로는 불확실성이 크고 주요국 통화 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을 고려하면 긴축 기조 유지가 적절하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기준금리 조정의 기준이 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 11월 3.3%, 12월 3.2%에서 지난달 2.8%로 내려온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2.6%, 내년 2.1%로 제시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안에는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 나오면서 최장 동결 기록을 새로 쓸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국내 최장 기준금리 동결 기록은 17개월(2016년 6월~2017년 11월)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내에는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상반기를 지나서 어떻게 될지는 데이터를 봐야 한다. 5월 경제 전망을 할 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은 3개월 후에도 3.5%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 인하에 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준의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향해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냈다.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오는 6월쯤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한은은 하반기 들어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같은 날 '미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현 5.25∼5.50%에서 0.25%포인트(p) 인하한 뒤 연내 총 0.75%p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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