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 "올해 10년 엔젤의 탄생은 엔젤클럽의 새로운 시작"

올해 실질적 10년 기념한 음악회와 아카데미 등 준비
순수 후원모임 이미지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노력해와
다이아몬드 엔젤 30여 명…전국적인 벤치마킹 움직임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 전창훈 기자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 전창훈 기자

대구FC는 지난해 11차례 매진 행진을 기록한 데 이어 3일 홈 개막전도 전석 매진됐다. 이젠 대구FC가 전국적인 인기 시민구단으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우여곡절 끝에 대구FC가 여기까지 오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순수 시민후원모임인 대구FC엔젤클럽(이하 엔젤클럽)이다.

대구FC가 시민구단으로 제대로 성공하도록 돕자는 뜻에서 시작된 엔젤 활동이 벌써 10년째다(엔젤클럽의 창립총회는 2016년 7월이지만, 실질적인 활동은 2015년 초부터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10년째 후원을 이어온 '10년 엔젤'이 탄생한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창립 때부터 줄곧 엔젤클럽을 이끌고 있는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은 "10년 엔젤이 30여 명이 된다. 이들이 가입할 당시엔 프로축구나 대구FC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을 때였다. 그들 중엔 축구 경기에서 11명이 뛴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도 있었다. 단지 대구FC에 대한 사랑이 곧 지역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란 순수한 취지로 여기까지 왔다. 그들은 지금은 대구FC 열성팬이자 축구에 대해 준전문가급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엔젤클럽은 이를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엔젤클럽의 새로운 분수령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5월에 10년 탄생 기념 음악회를 열고 올해 중으로 엔젤클럽 아카데미도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엔젤들이 평소 축구장에서 만나는 것 말고 별다른 친목 기회가 없어요. 아카데미를 무료 포럼 형태로 해서 인문이나 축구 상식 등 지식 수준을 높이고 친목 도모하는 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10년간 대구FC가 성장한 만큼 엔젤클럽도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초반엔 후원 모임이라고 하지만, 혹여 정치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으로 오해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엔젤클럽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 이 회장은 "엔젤클럽의 행동 강령은 ▷정치적 성향 배제 ▷사적 이익 배제 ▷대구FC에 대한 간섭 배제 등 크게 3가지로 정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고자 했다. 간혹 순수하지 않는 의도로 접근한 사람은 과감히 제명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엔젤클럽의 조성의 뿌리는 대구국채보상운동이다. 선배님들의 그런 정신을 지역축구사랑으로 이어받자며 몇몇이 의기투합했다"며 창립 당시를 회상했다. 이젠 대구FC와 함께 엔젤클럽을 모르는 이는 별로 없다. 그 만큼 규모도 커졌다. 매년 1천만원을 후원하는 다이아몬드 엔젤이 30명이 넘는다. 또한 매월 1만원을 자동이체하는 엔시오 등을 포함해 전체 엔젤수는 2천450명 가량이 된다.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하려고 움직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광주FC다. 2년 전 엔젤클럽을 본떠 옐로클럽이 창립했다. 또한 수원삼성이 최근 자문을 구하러 오기도 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엔젤클럽을 전국 대표 모범사례로도 소개했다.

이 회장은 대구FC가 관중친화적인 구단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라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차례 매진은 고무적이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발전해 대구FC 특유의 축구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축구사랑을 롤모델로 꼽았다. "세계 최고 구단인 바르셀로나도 시민들의 협동조합으로 시작했어요. 그 도시에 있는 가우디 성당처럼 100년 이상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축구사랑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엔젤동산이 건립됐는데, 향후 '엔젤의 성'처럼 건설됐으면 하는 꿈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1만 명의 엔젤을 모아 대구FC가 재정적 자립을 이루는 구단이 되도록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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