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또 나쁜 손…박지원 金 날렸다

쇼트트랙 선수권 1000m 결승에서 1위로 나서자 황대헌 손으로 밀쳐
국대 자동 선발 기회 사라져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이 1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ｍ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쇼트트랙 세계랭킹 1위인 박지원이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이틀 연속 황대헌의 반칙으로 인해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박지원은 17일(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 황대헌과 나란히 출발선에 서 레이스를 펼쳤다.

두 선수는 원활하게 경기를 진행하다 레이스 후반에 충돌했다. 박지원이 7번째 바퀴를 돌면서 선두로 달리던 황대헌을 인코스로 추월하자, 순간 황대헌이 손을 사용해 박지원을 살짝 밀쳤고 이에 박지원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박지원은 링크장에서 고개를 숙인 채 일어나지 못하면서 경기를 마쳤다. 황대헌은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페널티를 받고 실격당했다.

전날 1500m 결승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박지원이 선두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었으나 황대헌이 인코스로 앞질러 1위로 올라선 뒤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은 추월 과정에서 부딪히면서 7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황대헌의 반칙이 확인되면서 실격 처리됐다.

박지원은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변수가 없는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또 변수가 나왔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황대헌과의 충돌 장면과 관련해서는 "정신이 없긴 한데,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다"며 "펜스에 부딪혔고 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또렷하지 않았다"고 했다. 팀 동료와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내가 말씀드릴 부분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황대헌은 이날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박지원은 2022-2023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한국 쇼트트랙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황대헌과의 충돌로 메달 획득에 실패해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놓치게 됐다.

박지원은 다음달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국내 선발전은 8위 이내에 입상해야 하며 태극마크를 달더라도 상위 3위 안에 포함돼야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