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보리 진통끝 가자지구 휴전안 첫 결의…평화까진 난망

15개국 중 14개국 찬성으로 채택…미국은 기권
이스라엘은 대표단 방미 취소하며 강력 반발…"작전 영향 없을 것"
미국 "구속력 없는 결의" 주장하며 이스라엘 달래기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공식회의를 열고 6개월째 전쟁중인 가자지구에 대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가 휴전 결의 투표에서 기권표 행사를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공식회의를 열고 6개월째 전쟁중인 가자지구에 대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국 유엔대사가 휴전 결의 투표에서 기권표 행사를 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6개월째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처음으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하지만 이번 결의안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평화를 가져오기란 쉽지 않다. 하마스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종전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은 인질 전원 석방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 휴전안 결의 첫 채택…미국은 기권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공식회의를 열고 이사국 15개국 중 14개국의 찬성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미국은 기존 거부권 행사 대신 한발 물러선 기권을 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을 포함한 선출직 비상임 이사국 10개국을 의미하는 'E10'(Elected 10)이 공동으로 제안했다.

새 결의안은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분쟁 당사자의 존중 하에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았다.

아울러 의료 및 기타 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접근의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을 함께 담았다. 또한 구금된 모든 사람과 관련해 분쟁 당사자가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하도록 요구했다.

결의안□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의 유입 확대가 시급히 필요하며 가자지구 전체의 민간인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도 담겼다.

안보리에는 지난 22일 미국 주도의 가자지구 휴전 관련 결의안이 제출되기도 했으나 당시엔 부결됐다. 미국 주도 결의안에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가 중재해 진행 중인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과 휴전을 연계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美 "구속력 없는 결의" 강조… 의미 축소

미국은 이번 결의가 국제법상 구속력을 지니지는 않는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안보리 결의는 통상 구속력을 지니지만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결의안 채택후 발언에서 이번 결의가 '구속력이 없다'고 규정했다.

이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이것은 구속력이 없는 결의"라면서 "따라서 하마스를 추적하는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엔 헌장 25조는 모든 회원국이 유엔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학계에선 모든 결의가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지, 아니면 유엔의 무력 사용 원칙 등을 규정한 유엔 헌장 제7장에 따른 강제조처만 구속력을 갖는지를 놓고 오랜 학설 대립이 있었는데, 미국은 후자의 입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결의의 구속력 여부는 향후 안보리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제재에 나설 수 있느냐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번 결의에 구속력이 없다고 강조한 만큼 안보리가 결의를 준수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을 제재하려는 것을 미국이 용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반발…방미 대표단 파견 취소

이스라엘은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한 것에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주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던 결정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미국의 기권은 국제사회의 압박을 통해 인질을 풀어주지 않고도 휴전이 허용된다는 희망을 하마스에 심어줘 (이스라엘의) 전쟁과 인질 석방 노력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를 상대로 강경일변도 정책을 밀어붙여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물론 극우 연정에 속하지 않은 정부내 주요 인사들도 안보리 결의를 성토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전시내각 구성원인 중도파 야당 국민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은 납치된 이들이 돌아오고 하마스의 위협이 제거될 때까지 싸울 도덕적 의무가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 역시 25일 배포한 성명에서 포괄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진정한 수감자 교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협상 중재국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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