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코그룹 장인화호, 노사관계 구축 첫 시험무대 올라

포스코노조, 노조탈퇴 종용 등 부당행위 200여건 노동청에 고발
포스코 측, 노조관계 중요시 여기는 장 회장에게 혜안 기대

8일 오전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이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포스코노조 제공.
8일 오전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이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포스코노조 제공.

포스코그룹 장인화호(號)의 노사관계 구축이 첫 시험무대에 올랐다.

포스코 복수노조 중 대표 교섭노조인 한국노총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회사가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근로기준법 위반 관련 사례를 공개하고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8일 포스코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을 찾아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받은 조직적인 부당노동행위와 근로시간 초과, 휴게시간 미준수 등 200여 건에 이르는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을 고발했다.

노조 측 고발장에는 사측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조탈퇴 종용 사례 120여 건, 주 52시간 초과근무 기록 장부 등 80여 건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노조는 지난 1월부터 한 달간 갑자기 노조를 탈퇴한 인원이 2천여 명에 이르자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달 초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위법 사항을 찾아냈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탈퇴 종용 목표는 포스코노조의 과반수 노동조합을 저지하기 위함"이라며 "오는 9월까지 과반수 노조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노조 위원장이 위촉할 수 있게 되는데, 사측이 이를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탈퇴를 종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포스코 다수의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 등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를 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며 "이들의 초과 근무 내용은 '외상 장부'라는 별칭으로 따로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 이 순간에도 사측은 헌법에 위반되는 악행을 일삼고 있다"며 "이번 고발장 접수를 시작으로 포스코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 측은 "노동조합의 가입 및 탈퇴는 개인의 자율적인 선택과 판단의 문제고, 되레 회사는 부당노동행위 방지를 위한 교육과 예방에 힘쓰는 등 관계법규 및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노조탈퇴 종용, 근로시간 위반 등은 노조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했다.

앞서 포스코노조는 지난달 21일부터 최근까지 포항제철소 1문 옆에 천막을 설치 한 뒤 회사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비롯해 근로시간, 안전, 환경 분야 위법 사례를 접수받았다.

이 같은 노조의 행동은 지난달 14일 조합 소식지를 통해 장 회장에게 '덕장형 리더십'을 발휘해 노조 탈퇴 종용 부당노동행위를 멈출 것을 요구한 뒤 긍정적 답변을 받았지만 이와 달리 현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는 이유에서 시작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장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23일부터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찾아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100일간의 현장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처음 발생한 노사 갈등이라는 점에서 장 회장이 어떤 혜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직원들을 아끼는 장 회장이 이번 갈등을 잘 풀어낼 것이라고 기대되며, 이 해결방식이 앞으로 포스코 노사관계 정립에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8일 오전 포스코노조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및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를 고소하는 고소장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접수하고 있다. 포스코노조 제공.
8일 오전 포스코노조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및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를 고소하는 고소장을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접수하고 있다. 포스코노조 제공.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