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개통 20주년 KTX가 그려 갈 대구의 미래

권세호 코레일 상임감사위원

권세호 코레일 상임감사위원
권세호 코레일 상임감사위원

2004년 4월 1일, 대구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고속열차 KTX가 동대구역을 거쳐 전국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운행 초기 경부선과 호남선 20개 역에 하루 142회 운행하던 열차는 현재 전국 8개 노선, 69개 역, 하루 381회로 늘어났다.

동대구역 이용객은 2004년 657만 명에서 2023년 1천273만 명으로 증가해 20년간 누적 이용객이 2억3천만 명에 달하게 됐다. 2022년 3월 개통한 서대구역은 개통 2년 만에 누적 이용객 290만 명을 돌파, 현재는 하루 평균 4천 명이 이용하는 대구 서·남부권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꿔 놓은 KTX는 대구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 시민의 일상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기업 간 원활한 네트워킹이 가능해지면서 대구 지역에서 국제 마이스(MICE) 행사가 2003년 6건에서 2022년 19건으로 증가했다. 각종 문화행사도 풍부해지고 있다. 전시·컨벤션 등의 행사도 2001년 249건에서 2022년 2천19건으로 대폭 증가하는 등 지역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대구선과 동해남부선, 중앙선, 경부선과 연결되는 환승역인 동대구역은 명실상부 대구경북지역 관문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2016년 동대구복합환승센터 개장으로 유통과 상업 및 교통의 허브로서 지역 경제 발전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대구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 연말 전국 최초 지방권 광역철도 시대를 열 대구권 광역철도가 개통될 예정이다. 경북 구미에서 경산까지 경부선 철도 라인을 따라 개통되면 인접 시·군과의 연결성이 대폭 확장돼 대구와 경북지역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오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이 통과돼 KTX는 지역 균형발전을 넘어 영·호남을 끈끈하게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은 대구경북신공항철도, 달빛철도와 연계돼 남부지역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반으로 거듭날 것이다.

새로운 KTX의 100년을 준비하는 코레일은 올 초 철도 표준을 선도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디지털 신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기존의 인력에 의존하던 선로와 차량의 유지보수는 AI와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로 전환해 사고 발생 개연성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된다. 분산된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고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감시 및 위험을 예측하는 안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시속 320㎞의 새로운 'KTX-청룡'이 올 5월부터 경부선을 시작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KTX-청룡'은 국내 기술로 제작된 차세대 고속열차로 전국 2시간 생활권을 가능하게 하고 좌석마다 개별 창문, 무선충전기 등 대폭 향상된 승객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이용객들은 열차 위치·지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코레일형 시스템, 맞춤형 AI챗봇 상담 시스템 및 교통・관광・문화가 융합된 '코레일형 MaaS' 등 철도를 중심으로 모든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의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누리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100년, 대구는 KTX가 가져올 보다 안전하고 빠른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와 함께 시속 320㎞의 속도로 지역 발전과 융복합 미래 기술을 선도하는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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