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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병으로 뒤통수 쳤는데, 변호인 "법없이 살 착한 사람"

검찰 "피해자, 이유 없이 전치 8주 상해 입어 상당한 충격…엄벌 탄원"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가게 안에서 금연을 요청한 20대 여성에게 맥주병으로 폭행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3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제1형사부 심리로 열린 가해자 A씨의 특수상해 항소심에서 이같이 구형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어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호프집에서 맥주병으로 20대 여성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술을 마시다가 다른 손님과 실랑이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실내에서 흡연했다. 이에 다른 테이블에 어머니와 함께 있던 20대 여성 B씨가 '나가서 흡연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화장실 앞에 진열된 맥주병을 들고 와 B씨의 뒤통수를 내려쳤다. 이 사건으로 B씨는 전치 8주의 뇌출혈 진단을 받고 다니던 대학에도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에 대한 잘못은 인정한다"면서도 "이 사건만 빼고 본다면 법 없이도 살아갈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다. 많은 사람이 탄원서를 써주는 게 피고인이 착하다는 걸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합의금 마련을 위해 사용하던 오토바이를 판매한 점, 연로한 부모님을 부양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신장병을 앓아 3개월에 한 번씩 외부 진료를 받는 점 등을 언급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후진술에 나선 A씨는 "저 때문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너무 큰 고통과 상처를 드린 점은 잘못했다"며 "중증 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계시는데 한 번만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A씨 어머니도 "죄송하다.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을 연신 되풀이하며 통곡했다.

다만 피해자 B씨의 지인은 "이런 상황 자체가 매우 불편하다. 정말로 반성하는 마음이 있고 사죄하고 싶다면 벌을 달게 받아야 하지 않나"며 "한 아이는 인생이 망가졌는데 이 형량도 많다고 감형시켜달라는 건 너무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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