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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태영호 "김정은에 보고됐을 것…탈북 정치인 北에 부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제22대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에서 내 낙선 소식이 김정은에게 보고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태영호 TV'에서 "북한의 통일전선부에서 총선 후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김정은에게 보고를 할 텐데, 이 때 태영호의 낙선 소식도 당연히 보고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을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격려를 해줬다며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이어 태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남갑에서 당선됐을 때 북한 언론들이 강남갑 주민들을 향해 '부패의 소굴' '경찰도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곳'이라며 강남을 엄청 비난했었다"면서 "북한에선 모든 언론이 당국에 통제되는데, 언론이 당선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을 낸다는 것 자체가 김정은의 결제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낙선된 후 북한이 공개 입장을 내는지 지켜봤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면서 "적어도 낙선을 하면 조롱이라도 해야 할 텐데, 속으로는 좋아하면서도 무시해버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관심을 가질 사안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돼 윤 정권의 발목을 잡고 다음 대선에서 이길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와 ▷탈북민 출신이 지역구에서 재선할 수 있을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의 입장에선 한국 정치판에서 북한 출신 정치인이 느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한 일화를 소개했다.

태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 당선됐을 당시 한국의 여러 기자들이 중국 단동에 출장을 가서 묵은 적 있었다"며 "당시 같은 식당에서 매일 보던 북한 주민들이 점차 (한국 기자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면서 '태영호 같은 사람이 어떻게 한국의 지역구에 당선됐는지' '지역구와 비례가 따로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봤다고 한다. 아마 그들이 한국 기자들인지는 모르고 질문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단동에 나온 북한 주민들이 당시 중국 조선족들의 신문 등을 보고 한국 국내 정치에 대한 소식을 접한 것 같다"면서 "북한 사람이 질문했다는 자체가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호기심 궁금증이 중요하다. 모든 변화는 상대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꽃제비 출신 지성호 의원, 엘리트 출신 태영호가 국회에 함께 입성했다는 것 자체로서 자유민주주의 제도의 우수성이 북한 주민들에게 생생하게 전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탈북민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는 출신에 상관없이 능력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곳이란 사실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남북한 평화 정착과 남과 북이 함께 가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탈북민 출신 당선인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한 박충권 당선인이다.

그는 북한 국방종합대(현 김정은국방종합대 화학재료공학부)에서 공부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 핵·미사일 관련 연구에 참여하다가 탈북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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