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러 사 볼까?…'4%대' 예금 실종에 눈 돌리는 '예테크족'

19개 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 2.80~3.95%
예금은행 정기예금 금리 지난 3월 3.61%까지 연속 하락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내림세…"금리 인하 전망 선반영"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 연합뉴스

일반은행 예‧적금으로 목돈을 관리해온 직장인 박동률(39·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요즘 미 달러화 등 안전자산으로 재테크 수단을 바꿀지 고민 중이다. 은행 예금 금리가 계속 내려가고 있어서다. 박 씨는 "환율이 오르니 달러를 사볼 생각"이라며 "금을 사 모을 여력은 없고, 은행에 저축하는 건 이자가 적어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에서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하반기가 다가오면서다. 예금으로 재테크하는 '예테크족'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을 찾기 힘들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이 운영하는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36개 중 9개 상품은 최고금리가 기준금리(3.50%)보다 낮았다. 정기예금 최고금리 분포는 2.80~3.95%였다. 상단이 4%선 아래로 내려왔고, 하단은 2%대에 진입한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11월 4.18%에서 지난 3월 3.61%로 연속 하락했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 역시 내림세다.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4.12%), 지난 1월(3.96%), 3월(3.72%) 등을 거쳐 이날 3.71%까지 낮아졌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자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고려해 미리 상품 금리를 내리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특판 상품 만기가 도래하는 연말·연초에 경쟁적으로 높은 이자를 제시하면서 수신 고객을 유치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그렇게 할 필요성이 낮다는 설명도 나온다.

대구의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야기가 나오면 은행에서는 고민이 커진다. 유동성이 중요하니 예·적금을 유치해야 하는데, 상품을 출시한 이후 기준금리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만기가 1년 미만인 상품 출시를 늘리는 등 상품 형태도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통화정책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한국 시간으로 2일 이른 오전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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