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차기 국회의장·민주당 원내대표 모두 친명계 확실시된다니

3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출마하면서 다른 출마자가 없고, 경선 후보 토론회도 없어졌다.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밝힌 추미애, 우원식, 정성호, 조정식 의원 역시 친명계다. 8월 28일로 임기가 끝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당대표 연임도 예정된 수순이라고 본다. 당대표를 비롯해 원내대표, 국회의장이 모두 단일(單一) 계열로 꾸려질 것이 확실시되는 것이다.

이제 민주당과 국회는 '명심(이재명 대표 뜻)'만 쳐다볼 공산이 농후하다. 국회의장은 직권 상정을 서슴지 않을 것이고, 원내대표는 여당과 협력보다는 이 대표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뛸 것이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민생 과제와 미완의 개혁 과제를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도 민주당은 단독 입법, 특검법 등을 밀어붙였다. 그나마 박병석 국회의장(제21대 국회 전반기), 김진표 국회의장(제21대 국회 후반기)이 '최소한의 중립'을 지킨 덕분에 민주당의 무한 폭주를 늦출 수 있었다. 하지만 차기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민주당 인사들 다수는 '중립'이 아닌 민주당 손을 들어 주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전임 박병석 의장과 현 김진표 의장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분위기다.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민주당 뜻대로 상정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런 판국이니 앞으로 22대 국회의장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는 불문가지다.

민주당에서는 지금 "상임위원장 18개를 모두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총선 승리라는 전과(戰果)를 등에 업고 '의회 독재'를 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22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은 정부와 여야가 협치하라는 것인데, 지금 민주당은 이 대표의 뜻이 곧 민심의 결정체가 되는 '1인 체제'로 정립되어 가고 있다. 대단히 퇴행적이고 위험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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