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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믿었다는 文 회고록에 통일 장관 “히틀러 믿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전 대통령. 매일신문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재인 전 대통령. 매일신문DB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남북관계관리단 회담장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담 형식으로 묶어낸 회고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믿었다고 한 데 대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0일 "정세를 오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상응 조치가 있다면 비핵화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은 진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독대한 김정은이 "딸 세대한테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며 "(핵을) 사용할 생각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 회고록에 담긴 이 같은 내용을 1938년 '뮌헨 협정'을 맺었던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수상의 실책에 빗대었다.

체임벌린 수상은 아돌프 히틀러 당시 독일 총통이 더 이상 독일의 영토 확장을 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믿었으나 뮌헨회담 다음 해인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김 전 장관은 "남북 관계 그리고, 국제 정치에서 우리가 어떤 사안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의도와 능력이 되겠다"라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 능력을 무시한 채 북한의 의도에만 초점을 맞춘다고 한다면 그것은 정세를 오판하는 그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1938년 뮌헨회담(협정)이라는 것이 체임벌린 영국 수상과 히틀러 사이에 체결됐다. 체임벌린 수상은 (독일 영토를 더 이상 확장하지 않겠다는) 히틀러의 의도를 전적으로 신뢰했다"면서 "그것이 대표적으로 유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뮌헨회담이란 유화 정책의 결과로 다음 해인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며 "북한의 의도를 전적으로 믿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대단히 부정적인 안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김정은이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반(反)통일 정책을 내세운 후 북한이 통일전선부를 폐지하고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통일전선부가 맡았던 대남 심리전 등의 기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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