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 특화단지는 구색 맞추기?…수도권 반도체 편중 투자 논란

정부, 26조원 규모 반도체 지원책 발표
저리 대출 17조 등 총 26조+α 지원…세액공제 연장 등 세제지원 확대
구미 경제계 "K-반도체 소재부품 컨트롤타워 미니팹 구축돼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에서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논의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 서울청사에서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논의된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종호 과기부 장관, 최상목 부총리, 안덕근 산업부 장관, 박상우 국토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2024.5.23. 기재부 제공
구미에 본사를 둔 SK실트론 생산시설에서 연구원들이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는 SK실트론 등 선도기업 8곳과 336곳의 협력기업을 활용한 반도체 소재부품 국산화에 나설 계획이다. SK실트론 제공

정부는 23일 반도체 제조시설부터 팹리스(설계),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인력양성 등 생태계 전반에 걸친 26조원 규모 '반도체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인프라·연구개발(R&D)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지원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도권만 배를 불려, 지난해 지정된 경북 구미 반도체특화단지 등은 결국 구색 맞추기 용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 따르면 총사업비 26조원 중 18조1천억원은 반도체 금융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 가동한다. 산업은행 출자로 17조원의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해 반도체 투자 자금을 우대금리로 지원한다. 현재 3천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1조1천억원으로 확대한다. 향후 투자 수요에 따라 추가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다.

세제지원도 확대한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기한 연장을 추진하며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 구입비도 R&D 세액공제에 포함하는 등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다만 반도체 기업 등이 요구했던 직접 보조금 지급은 하지 않는다.

반도체 생태계 취약 지점인 R&D, 인력양성 투자도 언급됐다. 지난 3년간 3조원 수준의 투자에 그쳤는데 이를 향후 3년간 5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특히 반도체 관련 첨단패키징, 용인 미니팹 구축 등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2025년 예산안에 반영하고,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및 대학원 과정을 확대해 현장 수요에 맞는 전문인력을 2만2천명 규모로 집중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우선 개발계획 수립, 토지 보상 등 착공까지 통상 7년이 걸리는 산단개발 소요 기간도 절반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계획수립, 보상 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안이다. 여기에 국도 45호선 확장과 용수 및 전력 문제는 사전 절차 간소화와 관계기관 비용 분담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정부는 용인 클러스터와 관련해 용수와 전력 등 인프라 지원에 2조5천억원 이상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해 용인에 특화단지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예산 1천억원을 지원한 반면 구미는 올해 200억원 지원 그쳤다.

이에 구미시와 구미 반도체 업계는 K-반도체 소재부품 R&D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미니팹 구축과 이에 대한 예타 면제 등 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니팹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학계가 협력해 반도체 소부장 등에 대한 실증 연구를 진행하는 역할을 한다. 소부장 기업의 시제품 분석부터 양산 테스트까지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다.

구미시는 미니팹 구축과 함께 ▷제조·설계 지원센터 ▷사업화 지원센터 ▷미래선도 핵심기술 R&D사업 등 1조2천억원 규모 반도체 사업을 내달 중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구미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가 2027년까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처럼 구미에도 상응하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에 본사를 둔 SK실트론 생산시설에서 연구원들이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구미시는 SK실트론 등 선도기업 8곳과 336곳의 협력기업을 활용한 반도체 소재부품 국산화에 나설 계획이다. SK실트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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