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 학생들 집단유급 현실화 다가온다

"이제는 복귀해도 수업 따라잡기 힘들어"
교육부 거스를 수 없어 학교도 고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계속되고 있는 23일 대구 한 의과대학 자율학습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날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계속되고 있는 23일 대구 한 의과대학 자율학습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전날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연기 요구와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의대가 수업을 재개한 지 석 달째인 이달을 넘어가면 의대 학생들의 집단 유급이 현실화된다. 각 대학에서는 유급 방지를 위해 고민중이지만 결국에는 교육부의 지침을 위반하고 휴학을 승인해주는 것 밖에 답이 없어 학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가에서는 2월 시작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석 달을 넘어서면서 사실상 올해 학사일정 진행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의 4개 의대를 포함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 가운데 37개 대학이 이미 온·오프라인으로 수업을 재개했지만, 수업 참여율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이미 의대 안팎에서는 이미 1년 치 교육과정을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시간이 흘러버려 학생들이 돌아오더라도 수업을 듣고 진급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부는 '동맹휴학'은 휴학 사유가 아니므로 학칙에서 규정한 다른 절차와 요건을 갖췄더라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학교별로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총장이 학칙에 따라 휴학 승인 권한을 학장에게 위임해놓은 대학이라 할지라도, 현재는 '특수 상황'이므로 단과대 차원에서 집단휴학을 승인할 권한이 없다는 게 교육부의 해석이다.

이에 대구경북 각 의대 학장들은 대학본부측에 휴학 승인을 계속 건의하고 있지만 대학본부 측은 교육부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상황이라 허락하지 않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의대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할 뿐 별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 또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 시내 한 의대 교수는 "이 상태로 의대생들이 유급을 당해 버리면 분명히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움직임을 취할 텐데 이에 대해 학교 차원의 대응책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로서도 학생들을 보호하려면 유급되기 전에 휴학을 승인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 교육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아 학교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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