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집중호우 당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모 상병의 아머니가 장문의 편지를 공개했다.
12일 채 상병 어머니는 해병대를 통해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편지에서 "아들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왕복 8시간 동안 남원과 서울을 오가며 어렵게 출산한 아들이었다.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없이 행복했고 모든게 새롭고 세상이 달라보였다"며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춰버렸다"고 심정을 밝혔다.
채 상병 어머니는 지지부진한 수사에 대해 하소연하며 "진실이 꼭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송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와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속에 투입시켜 실종자를 찾게 하고, 그 상황에서 장화를 신고 들어가 수색을 하게 했는지,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 걸음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다.
그러면서 "아들은 아토피가 있어 수영도 못하는데 수영 가능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궁금하다"며 "어떻게 얻은 아이고 얼마나 자존감이 높은 아들이었는데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 저의 아들이 희생되어 힘듦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디엔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을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 상병의 어머니는 "진실이 올해 초에는 밝혀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없다. 밝혀져야 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저도 저희 아들한테 현충원에 가면 할 말이 있고 잘 했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장관과 관계당국에게도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끝으로 어머니는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상이 규명돼 아들 희생의 원인과 진실이 밝혀져서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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