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현희 "김건희 살인자" 돌출 발언…난장판 된 청문회

법사위 검사탄핵 청문회…핵심 증인 불출석 고성만 오가 野 "김건희 살인자" 기름 부어
방통위 방송장악 청문회…野 "쿠데타" vs 與 "문제없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 두고 대립

1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권익위원회 고위 간부 사망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왼쪽)과 이를 항의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오른쪽)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이 주도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사 탄핵 청문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장악 2차 청문회'가 14일 나란히 열린 가운데 또다시 여야 간 극한 대립상을 보였다.

◆검사탄핵 청문회…'김건희 살인자' 돌출 발언

헌정 사상 처음인 '검사 탄핵 청문회'는 탄핵소추 당사자인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를 비롯해 김건희 여사, 이원석 검찰총장 등 핵심 증인들이 모두 불출석한 가운데 고성과 삿대질이 난무했다.

국민의힘은 검사탄핵 청문회는 정쟁 도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세간에는 민주당이 탄핵당이냐는 말이 나온다. 검사 탄핵은 수사 방해를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청문회는 국회법에 따른 정상적 절차라며 총 20명의 증인 중 불출석한 증인들을 모두 고발하겠다고 했다.

여야 간 신경전은 민주당 전현희 의원 발언으로 폭발했다.

최근 권익위 간부의 사망이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관련됐다고 주장하며 "살인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판한 것. 전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김건희가 (권익위 간부) 살인자입니다. 김건희·윤석열이 죽인 거예요"라고 고함을 쳤다.

이후 청문회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전 의원을 향해 "(당신 때문에) 그분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나.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느냐. 300만원(짜리 명품백)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며 가세했다.

전 의원 발언 파장은 청문회장 밖으로 번졌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과 관련해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마저 또다시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야당의 저열할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공직사회를 압박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던 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오른쪽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방송장악 청문회, 野 주도 김태규 고발 결의

방통위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에서도 여야 의원 간 날 선 공방이 펼쳐졌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2인 체제'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두고 '방송장악 쿠데타'라고 규정했지만, 여당은 문제가 없었던 선임 과정을 야당이 불법으로 단정해 몰고 가는 것이라며 방통위를 옹호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로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통위원장 대신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방통위가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임명된 당일 전체회의를 열고 군사작전 하듯 1시간 반 만에 83명의 이사 후보를 심의하고 13명 선임을 의결했다"며 "이건 분명한 방송장악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신성범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안'이 의결된 지난 6월 28일부터 이미 방통위 홈페이지에 KBS·방문진 이사 지원자의 이름, 사진, 주요 경력이 올라가 있었다"며 "방통위가 몇 시간 만에 뚝딱 심의·의결했다는 야당 주장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심의·의결한 것과 관련해 김 직무대행에게 질의를 쏟아냈지만, 김 직무대행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김 직무대행 고발 안건을 상정했고, 여당 의원들 반대에도 다수인 야당 의원들이 찬성하면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