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호랑이의 꼬리를 잡고 흔들 수 있을까. 프로야구 2024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가 '여름 사자'란 별명에 걸맞게 무더위 속에서도 힘을 내는 중이다. 이번 주 선전한다면 KIA 타이거즈의 선두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삼성은 지난주까지 8월 한 달만 놓고 따져보면 14승 6패로 1위를 질주했다. 한화 이글스(13승 7패), 롯데 자이언츠(10승 7패)가 그 뒤를 이었다. 삼성은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합성어)를 안방으로 쓰는 팀답게 더위를 정면 돌파했다. 이 덕분에 리그 전체 순위도 2위를 기록했다.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수차례 고비, 위기를 만난다. 늘 정상 전력을 유지할 수도 없다. 삼성 역시 마찬가지. 이달 베테랑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컨디션 저하로 2군에 내려갔고, 부상으로 빠진 외국인 타자도 급히 교체해야 했다. 그래도 사자의 발걸음은 느려지지 않았다.
삼성은 이번 주 키움 히어로즈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7~29일 원정 3연전을 치른 뒤 대구로 돌아온다. 금요일(30일) 하루 쉬며 숨을 고른 뒤 토, 일요일(31일, 9월 1일) 결전을 치른다. 상대는 선두 KIA. 삼성과는 5.5경기 차로 1위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KIA는 애초 구상한 5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졌다. 윌 크로우와 이의리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고, 윤영철은 척추 피로골절로 정규시즌 중 복귀가 어렵다. 그래도 KIA는 선두 자리를 지켰다. 황동하와 김도현 등 대체 선발 자원과 탄탄한 불펜, 강력한 화력(팀 타율 0.296 1위)으로 버텼다.
하지만 악재가 또 터졌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마저 쓰러졌다. 24일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 관절이 골절되는 바람에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정규시즌에 다시 보긴 힘들다. 남은 선발투수는 베테랑 좌완 양현종뿐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는 아직 불안하다.

KIA는 27~29일 안방 광주에서 SSG 랜더스와 3연전을 치른다. 여기서 선방해야 가벼운 마음으로 삼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부상병동인 데다 상대 전적에서 SSG에 4승 8패로 뒤진다. 더구나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라 매 경기에 사력을 다해야 할 판이다.
삼성은 오승환 없이도 '지키는 야구'로 잘 버텼다. 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 베테랑 박병호가 홈런포를 터뜨리며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점도 반갑다. 일단 키움과의 3연전을 잘 치르는 게 우선. 키움이 최하위지만 삼성에겐 껄끄러운 존재다. 상대 전적에서 5승 6패로 삼성이 밀린다.

키움전을 잘 치른다면 삼성이 KIA의 선두 자리를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상대 전적에선 4승 8패로 삼성이 뒤진다. 삼성은 일단은 키움의 벽을 넘는 게 먼저다. 27일 선발로 예고된 코너 시볼드의 어깨가 무겁다. 직전 등판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좋지 않았던 데다 마운드에서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코너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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