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숙지지 않는 여름, 온열 질환도 지속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열 오르고 현기증 난다면?
뇌로 가는 혈액량 줄이는 열실신…종아리·어깨 근육통 유발 열경련
저혈압·두통·피로감 발생 열탈진…장기 손상 숨질 수도 있는 열사병

대구에 폭염경보가 이어진 7일 오후 119구급대원들이 온열 질환자를 중구 경북대병원 대구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대구에 폭염경보가 이어진 7일 오후 119구급대원들이 온열 질환자를 중구 경북대병원 대구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날씨가 시원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온열질환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6일 정부와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올해 전국 온열질환자 수는 '최악의 폭염'이라고 했던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천133명을 기록했고 대구 또한 59명을 기록, 지난해보다 4명이 늘어난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이 끝나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만큼 온열질환자 또한 계속 발생할 것이 분명한 상황. 온열질환에 대처하는 방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 4가지로 나뉘는 온열질환

대개 '온열질환'이라고 하면 일사병이나 열사병 정도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료계에서는 온열질환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먼저 '열실신'은 더위로 인한 피부혈관확장 및 수분 소실이 적절히 보상 되지 않아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발생하는 현기증이나 실신을 일컫는다. 열실신은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우나 등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으로 '열경련'은 적절한 전해질의 보충 없이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신체활동을 한 경우 종아리나 대퇴 또는 어깨의 근육이 수축하며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 두 경우는 모두 체온이나 의식은 정상이며, 그늘지고 시원한 곳에서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공급을 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단, 염분 공급을 한다고 소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의 보충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한다.

세 번째인 '열탈진'부터는 온열질환들 중 비교적 심각하거나 중증의 온열질환으로 분류된다. 열탈진은 전해질과 수분의 소실이 상대적으로 심해져 신체 혈액량이 부족하게 되고, 그로 인해 저혈압이나 어지러움, 두통, 피로감이나 구토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때로는 경미한 의식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체온이 39℃에서 40도 가까이까지 올라갈 수 있고, 열사병과 구분이 어렵거나 열사병으로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열사병에 준해서 치료한다.

마지막으로 '열사병'은 온열질환들 중 가장 드물지만 가장 심각한 경우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신체의 체온 조절 시스템이 망가지고,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며, 중추신경계의 손상으로 환자는 경련, 의식 이상 등을 보인다.

◆ '열사병'은 사망도 부를 수 있어

예전에는 '열사병 환자는 땀이 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이미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더운 환경에서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의식 이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체온의 경우, 심부 체온을 일상 환경에서 측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피부체온 측정에서 40도까지는 측정되지 않더라도 정황상 의심된다면 반드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열사병 치료에는 특별한 약물이 없으며 일반적인 해열제로는 열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냉각이나 차가운 식염수 등을 이용한 세척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빨리 체온을 떨어뜨리는 처치가 우선적으로 시행된다. 김정호 영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의 경우에는 뇌기능과 간이나 신장 등 신체 장기가 전반적으로 손상될 수 있고 때로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청·장년층도 피할 수 없다

온열질환은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소아나 노년층의 경우 신체의 열 발산 능력이나 열에 대한 적응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온열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장년층도 생업으로 인한 육체활동을 피할 수 없거나 잦은 음주, 야외에서의 육체활동 등이 온열질환 발생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만약 나 자신이나 주변에 온열질환이 발생했을 경우 먼저 119에 신고하고 서늘한 곳으로 환자를 옮겨 잘 눕힌 후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을 뿌려 바람을 불어준다거나 차가운 음료수 캔 등을 겨드랑이나 다리 사이 등에 위치시켜 신체 온도가 내려갈 수 있도록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환자의 호흡상태 등을 잘 살피면서 만약 환자가 구토를 한다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해야 한다. 이후 119 상황실 요원이 지시하는 대로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응급처치를 하면 된다.

김정호 교수는 "무더운 날씨가 기존 질환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만성질환이 있는 분들께서는 더욱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정호 영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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