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강인수·임수연 대구차병원 난임센터 교수에게 듣는 난임 극복법

대구차병원 (왼쪽 세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궁미경 원장과 임수연, 강인수, 이광, 이수연, 강희주, 한애라 교수가 착상 전 유전검사(PGT)로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차병원 제공.
대구차병원 (왼쪽 세번째부터 시계방향으로) 궁미경 원장과 임수연, 강인수, 이광, 이수연, 강희주, 한애라 교수가 착상 전 유전검사(PGT)로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구차병원 제공.

난임 환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말이 있다면 바로 '착상 실패', 혹은 '유산'일 것이다. 난임 부부들이 임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실패가 거듭되다 보면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라며 자책에 빠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인수·임수연 대구차병원 난임센터 교수는 "난임 부부의 계속된 임신 실패에는 최상의 조건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아서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20회 넘게 임신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한 부부에게 한 번의 시도로 임신의 기쁨을 안겨 준 두 교수를 통해 난임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반복적 착상 실패'의 개념과 원인은 무엇인지?

▶ 강인수 교수(강) : 시험관 아기 시술 과정에서 좋은 등급의 배아를 3회 이상 이식했음에도 임신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통상적으로 화학적 임신을 포함 3회 이상 착상에 실패한 경우를 '반복적 착상 실패'로 진단한다. 반복적 착상 실패의 원인은 부부의 염색체 이상, 여성의 자궁 관련 문제, 세균, 혈전, 면역학적 문제, 호르몬 문제 등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 임수연 교수(임) : 만일 특정한 질환이나 신체적 문제없이 착상이 잘 되지 않는다면, 배아의 발달과 배아의 질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40세 이상의 고령 임신 환자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착상 전 유전검사(PGT)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 착상 전 유전검사(PGT)란 무엇인가?

▶ 강 : 시험관아기 시술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염색체나 유전자를 검사해 정상 배아를 선별, 이식하기 위한 검사인데, 부부 모두 눈에 띄는 질환이 없는데도 반복적 착상 실패나 습관성 유산으로 고통받는 난임환자들에게 반드시 추천하는 최신 난임 치료법이다. 종류는 PGT-A, PGT-SR, PGT-M 등 세 가지 검사가 있다. PGT-A는 염색체 수적 이상을 확인하는 검사로 부부가 40세 이상 고령이거나 건강상태는 정상인데 반복적 착상 실패나 유산을 겪은 경우 주로 시행한다. PGT-SR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염색체의 이상이 발견될 경우 그 구조적 이상 여부를 선별하는 검사다. PGT-M은 아의 단일 유전 질환을 진단하는 검사로, 부부 중 특정 유전병, 예를들면 신경섬유종, 듀센씨 근이영양증 등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218개 유전 질환이 있는 경우 검사를 진행한다.

▶ 임 : 실제로 2년 정도 난임을 겪은 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는 자연임신 시도 6번 만에 성공했지만 계류유산(자궁경부가 닫혀 있는 상태로 수일에서 수 주 동안 사망한 태아가 자궁 내에 남아 있는 경우)을 겪었고, 인공 수정으로 얻은 아이도 다운증후군으로 확인돼 유산됐다. 이 부부에게 PGT-A 검사를 진행한 배아를 이식했더니 임신에 성공,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 PGT 검사를 하면 임신 성공률이 얼마나 높아지나?

▶ 강 : 대구차병원의 체외수정 사례를 분석해보면 착상 전 유전검사를 활용한 경우 임신 성공률이 62%까지 나왔다. PGT 검사를 통해 인공 수정을 시도한 41세 이상 난임 환자의 임신 성공률도 60.5%에 달했다. 난임 환자 입장에선 임신 가능성이 높은 배아만 이식해 체외수정 시술 횟수를 줄일 수 있다면 유산율도 낮추고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 임 : 우리 병원에서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병원 안에 있는 유전학 연구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유전학 연구소는 PGT 검사 판독이 정확하고 배양실에서 포배기 배아까지 잘 배양하는 기술이 있으며, 주치의는 PGT 검사에 최적화된 시술을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대구차병원에서는 타병원에서 여러번 시도해도 쉽게 임신이 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한두 번의 시험관 시술로 임신에 성공하는 케이스들이 많다.

- PGT 검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요건이 있다면? 차병원은 연구원들을 트레이닝하는 센터도 따로 있을 정도로 PGT 검사 수준이 높다고 들었다.

▶ 강 : PGT를 실시하는 목적이 배아 이식당 임신성공률을 높이고 임신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에 있다. PGT를 30년 가까이 연구해오면서 느낀 것은 주치의가 환자별 난임 요인을 잘 파악해 치료하고, 연구실에서 3일이 아닌 5일까지 잘 키워내는 배양기술이 필요하다. 배아로부터 검체를 얻어내는 생검 기술 또한 중요한데, 노련한 연구진이 약 150개 세포로 구성된 포배기 배아로부터 태반이 될 세포 5~10개를 채취해 시행한다. 아기가 될 세포는 채취하지 않아 배아 발달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임 : 결과 판독도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기계로 판단하지 않고 오랜 경력의 연구원이 이를 판독해 내고, 의사와 연구진이 소통을 할 수 있어 이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대개 기계를 구입하면 기계가 어느 정도는 결과를 내주지만 오랜 경력의 연구원과 30년 동안 환자를 본 의사의 판독까지 들어가면 정확도가 높은 결과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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