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후포 출신의 박경조(68)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이사는 올해 2월 복지회 수장으로 취임했다. 후포에서 수산업을 이어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2011년 후포새마을금고 이사를 역임하며 새마을금고와 인연을 시작했다. 이후 후포 새마을금고 이사장, 새마을금고중앙회 경북지역 이사 등을 거친 그는 이제 전국 새마을금고와 새마을금고중앙회 임직원 생활안정과 복지를 책임지는 일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한요트협회장, 울진군 요트학교 교장 등을 맡을 만큼 '요트 사랑'이 깊은 박 대표이사는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한국의 오나시스'를 꿈꾸고 있다.
- 새마을금고복지회는 어떤 기관인가요.
▶새마을금고는 우리 민족 토종의 서민금융으로 계, 향약 같은 상부상조 정신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현재 전국 1천286개 본점에 총 점포 수 3천250개로 골목마다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복지회는 이런 새마을금고 및 새마을금고중앙회 임직원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1992년 탄생했습니다. '퇴직 후 풍요로운 노후는 우리 스스로 만들자'는 자조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기관과 협동조직 가운데 유일한 '직장공제회'로 설립됐습니다.
새마을금고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의 복지증진을 위해서 당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자본금 3억원을 출연하고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내무부장관 인가를 받아 설립했습니다. 설립 당시 퇴직공제 가입금고 849개, 가입회원 1만4천305명, 자산 27억원 규모였습니다. 현재는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가입금고 1천266개, 가입회원 2만232명, 자산 1조1천483억원에 이릅니다. 동일 직장이나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상호부조 등을 위해 조직된 직장공제회라는 점에서 우리 전통의 계, 향약과 취지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 새마을금고복지회 주요 사업은?
▶보통의 직장인 경우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시까지 소득공백기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때문에 사적연금을 많이 가입하지요.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적인 일도 퇴직 후 임직원의 생활 안정을 돕는 연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특히 1천200여개에 이르는 새마을금고 경우 전국의 작은 금고부터 큰 금고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다양하고, 보수 격차도 있기 때문에 이런 복지 제도가 필요합니다.
새마을금고복지회는 임직원이 재직기간 동안 납부한 부담금을 운용하고, 수익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재원으로 복지기금을 조성합니다. 이를 이용해 임직원 퇴직시 목돈의 노후자금을 지급하는 퇴직공제사업과 회원을 위한 각종 복지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목적 사업'으로 퇴직공제, 경조부조, 회원복지 사업을 ▷'수익사업'으로 자금운용, 자금대여, 물자보급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현재 새마을금고복지회는 어느정도 성장했나요?
▶새마을금고복지회는 1992년 시작한 퇴직공제사업을 통해 지난 32년 동안 12만6천76명 퇴직 임직원에게 2조861억원 급여를 지급해 생활안정에 도움을 제공했습니다. 1993년부터 물자보급사업을 통해 실현한 이익은 회원을 위한 복지기금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1996년부터 시작한 사망조의금, 결혼축의금, 주택재해부조금 등 다양한 경조사 지원사업을 통해 임직원에게 경조·부조금을 지원해 왔습니다.
아울러 1997년부터는 자금대여사업을 통해 지난해 4천221명 임직원에게 1천713억원의 금융편의를 드렸습니다. 2005년부터는 각종 리조트 회원권을 확보해 새마을금고 임직원에 제공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분할지급(연금형) 퇴직공제사업'을 시행해 퇴직 임직원의 소득 보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285명 퇴직 임직원이 243억원을 가입, 퇴직 후에도 월평균 113만원을 연금방식으로 수령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새마을금고복지회는 32년간 안정적인 기금운용을 통해 올해 8월말 기준 자산 1조1천558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 새마을금고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후포에서 수산업을 오래 했습니다. 홍게잡이 배를 비롯해서 배도 10척 가깝게 운영했습니다. 오래 사업을 하고 지역사회 교류도 넓다보니 2011년 후포 새마을금고에서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제안이 와서 이사를 맡게 됐죠. 그러다 2016년부터 후포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아 올해 2월까지 일 했습니다. 제가 이사장을 맡을 당시 후포 새마을금고 예·수신이 380억이었는데 이사장을 마칠 때 1천100억 규모로 3배 이상 뛰었습니다. 경기도 같은 대도시 지역에선 금고당 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곳도 있지만, 후포 같은 지역 사회에선 이만큼 자산 규모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들 하더군요.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대출 업무 등에 있어서 '탄력적인 운영'을 직원들에게 특히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고객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고 끈질기게 설득했더니 직원들도 바뀌더군요.
새마을금고에 몸담으면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가끔 뉴스에서 새마을금고 PF위기설 등이 나오면서 고객들이 불안해할 때입니다. 서울에 있는 아들, 딸이 새마을금고서 인출하라고 전화왔다면서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이 있어요. 그러면 제가 '새마을금고는 모두 개별 법인이어어서 그중 한 곳이 사고가 나도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어떤 새마을금고 법인이 손실을 봐서 없어지더라도 인근 가까운 곳의 금고가 합병을 하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충분히 말씀을 드리면 대부분 중도 해약을 하지 않습니다.
- 경북요트협회장을 역임하셨는데.
▶사업상 해외를 많이 다녔습니다. 마흔 초반에 호주 여행을 갔는데 요트 체험 관광을 처음 해보고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당시 저도 선박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선진국에서 부의 상징을 요트라고 부르는 이유를 실감했죠. 귀국 후에 내가 한국의 요트 레저 저변을 확대시켜서 우리 국민들에게도 요트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 결심했죠.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무슨 요트냐?' 못마땅해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요트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커졌죠. 그러던 즈음에 당시 고 이의근 경북도지사님 권유로 경북요트협회장(10대)을 맡게 됐고, 협회를 키우는데 최선을 다했죠. 울진 후포에 요트학교도 세웠고요. 그런 결과, 2006년 87회 전국 체전 때 요트 대회를 울진 후포에서 유치했고, 울진에서 10년 넘게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를 진행하며 울릉도~독도~후포를 잇는 코스를 통해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보람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국내 요트산업이 꽃피울 수 있도록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 지역 후배들에게 하실 말씀은.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 사업이나 일을 하다보면 손실을 볼 때가 있을 텐데, 그냥 주저앉지 말고 '내가 좋은데 투자했구나'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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