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전설이 '가을 야구' 무대에서 투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2024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플레이오프에 선착한 삼성 라이온즈에서 '끝판왕' 오승환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상황. KT 위즈와 LG 트윈스 중 준플레이오프의 승자와 13일부터 5전 3선승제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3, 14일 경기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 안방에서 이겨야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가을 야구를 준비 중인 삼성의 최대 숙제는 투수진 구성. 8일 삼성 측에 따르면 오른쪽 견갑골 통증을 겪고 있는 코너가 결국 가을 야구 무대에 서지 못한다. 플레이오프 때까지 정상 투구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서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의 성패는 마운드에 달렸다고들 한다. 장기전이 아닌 만큼 불펜이 두텁다면 선발투수진이 다소 덜 미더워도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 후반기 삼성 불펜은 흔들렸다. 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박진만 감독은 "투수 쪽은 아직 확정한 게 없다. 선수들의 상태를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구위와 경험이 중요하다. 또 구위가 다소 떨어져도 제구가 필요할 때가 있다. 종합적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을 관찰 중이다. 청백전(9일)까지 지켜보면서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코너 못지않은 변수가 베테랑 불펜 오승환의 활용 여부다. 이번 시즌 오승환의 모습은 KBO 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란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았다. 특히 후반기에 흔들리며 3승 9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에 그쳤다. 구위가 저하돼 2군에만 두 번 다녀왔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듯 오승환이 던지는 '돌직구'의 위력도 예전만 못하다. 시즌 막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때 박 감독도 "지금 구위로는 1이닝도 버겁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 때도 엔트리에 합류하기 쉽지 않다.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삼성 불펜은 선발투수진처럼 완전치 않다. 후반기 필승조의 선봉에 섰던 최지광(3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2.23)이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기 힘들다. 베테랑 임창민과 김재윤이 그럭저럭 버텼지만 김태훈, 우완 이승현도 불안했다.
변화를 줄 때 고려할 게 오승환의 거취다. 오승환의 구위를 전성기 때와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그의 경험을 무시하긴 어렵다. 포스트시즌에만 29경기에 나서 2승 1패, 13세이브,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했다. 삼성 불펜에서 임창민과 김재윤을 빼면 큰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들이 다수다.
하지만 오승환도 플레이오프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커졌다. 2군에서 훈련해온 오승환이 플레이오프 엔트리 제출 마감일인 12일까지 정상 구위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삼성 측 얘기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삼성 마운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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