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진·경주, 원전 르네상스 주역으로 ‘우뚝’

울진 신한울 원전 '신형 경수로', 경주 'SMR 국가산단' 사업…지역경제 활성화 큰 기대감

경북 울진군 신한울 1·2호기 인근에서 바라본 신한울 3·4호기 부지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울진군 신한울 1·2호기 인근에서 바라본 신한울 3·4호기 부지 모습.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상북도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 폐기와 함께 'K-원전' 재도약 시대의 주역으로 우뚝 서고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중단됐던 원전 건설 사업이 속속 재개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차세대 원전산업의 꿈도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신한울1·2호기 준공식 가져

국내 27, 28번째로 준공된 신한울1·2호기는 울진 경제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1호기에 이어 지난 4월 상업운전에 돌입한 2호기까지 본격 가동되면서 울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당장 준공에 따른 재산세 수입이 100억원이 넘는다.

특히 1·2호기의 원전 수명이 60년(가동율 90% 기준)인 점을 감안할 경우 운영에 따른 법정지원금과 지방세수 증대 등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향후 2조원이 넘을 정도다.

연간 6천200여억원에 불과한 울진군 예산에 비춰볼 때 1·2호기 가동으로 거둬들이는 수입은 울진 경제에 단비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원전 지역구인 장유덕 군의원은 "1호기에 이은 2호기 준공으로 고용창출과 세수 증가 등으로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으며, 국가에너지 정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들어설 SMR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경주시 제공

◆닻 올린 신한울3·4호기 착공

국내 29, 30번째 원전이 될 신한울3·4호기가 29일 마침내 착공식을 갖고 원전 생태계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지난달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건설허가를 받아 착공에 들어간 지 48일 만이다.

3·4호기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으로 건설이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개가 결정됐다. 1·2호기와 동일한 1천400메가와트(MW)급의 신형 가압경수로(APR1400) 모델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실시계획승인을 취득하고 같은 해 12월 주설비공사 계약을 마쳤다. 3호기는 2032년, 4호기는 2033년 준공을 각각 목표로 한다. 현재 부지는 약 70%를 매수한 상태다.

신한울3·4호기는 2호기에 이어 윤 정부가 되살린 두 번째 원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노형과 동일한 노형의 국내 건설·운영 경험을 통해 원전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교두보로도 여겨진다.

명실상부하게 경북 울진이 국내 원전 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 주역으로 자리매감하는 역할을 한다.

전체 공사 비용은 11조7천억원 규모로, 건설기간 약 10여년 동안 누적 인원 720만여명 참여를 통한 고용 창출과 운영기간 약 60년간 각종 직·간접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기대된다.

울진군은 최근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컨소시움 등과 '신한울3·4호기 건설사업에 대한 지역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협력 내용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동 노력과 기능인력 양성 및 취업 지원, 지역업체 건설공사 참여 확대, 적기 건설을 위한 행정적 지원 등이다.

울진군은 협약을 통해 지역업체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발주 예정 공종을 선별하고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업체 참여 현황과 자재, 장비 및 인력 등의 사용 현황을 분기별로 점검 및 정례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10기의 원전을 보유한 울진군의 장점을 살려서 원전의 전기를 수소생산에 활용하는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울진은 청정 수소 생산까지 가능해져 탄소중립 실현과 대한민국의 에너지지 자립은 물론 울진군 발전을 위한 경쟁력 있는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신한울 1·2호기 준공과 3·4호기 착공에 이어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까지 조성되면 이는 울진 지역발전에만 국한된 부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울진 발전과 원전산업 르네상스를 위해 군민과 힘을 모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들어설 SMR 국가산업단지 조감도. 경주시 제공

◆차세대 원전산업 선도

원전 건설 재개와 함께 경주에서는 차세대 원전산업 전진기지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북 경주시는 문무대왕면 일원에 들어설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이르면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3월 SMR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엔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 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 사업비 규모는 3천966억원이다. 이곳을 국가 차원의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과 수출을 위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곳엔 원자력·전력,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29개 연관업종이 입주한다.

경주시는 기업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특히 원전 관련 국내 대기업 5곳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가운데 2곳이 상당히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관련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SMR 국가산단을 통해 경주가 차세대 원자력 국가산업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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