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성서점과 입주업체 간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대구시와 홈플러스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성서점은 내년 10월부터 무상 임대 계약이 만료된다.
당초 이곳은 지난 2002년 홈플러스가 시유지를 2052년까지 50년간 무상으로 사용한 후 건물을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협약을 맺으면서 지어졌다. 홈플러스 성서점은 지하 4층, 지상 1층, 연면적 7만7천918㎡, 주차면수 1천192대 규모의 초대형 매장이다. 임대 매장(테넌트) 공간만 1만1천570㎡에 이른다.
그러나 2015년 홈플러스를 국내 기업에서 인수해 '외국인 투자기업 프리미엄'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대구시는 2017년 시유지 사용기한을 2035년으로 줄였고, 건물도 같은 해 기부채납 받았다. 더욱이 지난 2017년부터 무상으로 사용해 오던 임대 계약도 내년 10월이면 종료돼 유상으로 전환된다.
이 같은 큰 변화를 앞둔 가운데 홈플러스가 10년 이상 영업을 이어온 일부 매장에 퇴거 통보를 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2월쯤 홈플러스는 성서점 내 한 입점 업체에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등 현재 2개 업체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퇴거 통보를 받은 업체들은 홈플러스의 소유주 변경과 계약 당사자 변경 등에 따른 재계약을 이유로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소송을 진행 중인 한 입점 업체 대표는 "홈플러스가 임대인에서 임차인으로 변경됐고, 임차인인 홈플러스가 전대인의 지휘로 새로운 전차인이 포함된 전대차 계약을 맺은 상황인데 임대 계약 10년이 도래했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상으로 임대를 해서 장사하는 임차인의 갑작스러운 변심은 소상공인 등 지역 사회와 상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전대차 해지 통보를 받은 한 업체는 "명절이건 연휴도 따지지 않고 10년 넘게 이곳에서 일해왔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 처자식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할지 한숨만 나온다"며 "건물 주인인 대구시가 시민인 소상공인들이 마음 편하게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홈플러스 측은 입점 업체가 영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어 임대차보호법 상 임차인을 보호하는 10년이 만료됨에 따라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임대차 기간이 10년이 흐른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퇴점 요청을 했다. 임대차보호법 기간이 지나 법적 문제가 없고, 다른 임대인들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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