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겨울 사색思索〉
겨울 숲에는 미처 떠나지 못한
쪼그라든 가을 어둠이 모여 숲으로 들어오고
강 건너 불빛의 건더기를 뚫고 단숨에 달려온
된바람이 숲으로 들어와
동굴의 입구 같은 싯푸른 달을 불러 앉힌다
앙상한 가지들은 흔들림을 멈추고
노숙을 택하고 앉을 자리 고르던
이들을 가리지 않고 죄다 먹어 치우곤
밤새 수런거리다 깊은 꿈속으로 떠난다
마른 꽃대 사그락거리는
한 평쯤 되는 소리는
먼 그리운 이의 새벽꿈으로 보내어져
애절히 창을 두드리는데
겨울 숲을 걸어 나온
아직 거무튀튀한 날개 달린 새벽은
간명히 차려입은 길 위에서
잃어버린 마른 꽃대 소리를 찾아 나선다
<시작 노트>
캄캄한 밤에도 그 어둠과 한동안 교감하다 보면 주변이 훤해진다. 아니 굳이 주변을 볼 이유가 없다. 그냥 그대로 눈을 감아도 좋겠다. 주변 모두가 내 안에 있으니 따로 봐야 할 순서를 정할 이유가 없다. 고요를 닫아걸고 내 안을 담아 밖으로 내놓고, 내 안을 열어놓고 이 고요와 함께 있으면 밖이 가득하다. 그제야 어둠은 어둠이 아니라 광폭의 검은색 천이다. 그래, 이제 어둠 속에서 끙끙 앓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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