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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매일 신춘문예] 희곡·시나리오 부문 당선소감 / 해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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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매일 신춘문예 희곡·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해서우
2025 매일 신춘문예 희곡·시나리오 부문 당선자 해서우

아주 멋지고 대단한 당선 소감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다짐 때문인지 아무것도 적을 수가 없어서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동료들과 '만약에 당선되면' 대화를 가끔 나누었는데 단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요. 욕심 없이 써보겠습니다.

욕심 없기가 어려워서 감사 인사를 먼저 전합니다.

부모님께. 강단과 넉살 좋은 웃음을 물려준 정숙, 예민함과 이야기꾼의 자질을 안겨준 홍섭. 언제나 나의 선택을 믿고 응원해준 덕에 뭐든 겁 없이 시도할 수 있어요.

선생님들께. 누리 언니, 언니가 있어서 다행이에요. 단국대학교 교수님들, 4년 동안 배운 문학을 기반 삼아 희곡을 썼습니다. 선생님들의 은혜에 존경을 표합니다.

멀리서 늘 다정을 보내는 은빈, 하영, 하은, 현정. 희곡 쓰는 동력이 되어준 선민 선배님, 경현 님, 시시프트. 갚을 수 없는 애정을 주는 채윤, 민경, 인.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동엽. 함께 문학 공부하고 희곡 쓰고 공연하고 공연을 찾아준 모든 분께, 고맙습니다.

공연이 좋습니다. 나 살아있는 게 맞나, 열네 살 가을에 생각한 이후로 딱 1cm 몸이 떠 있습니다. 테두리 벗어나 색칠한 그림처럼 영혼이 나오려다가 만 것 같은 느낌. 자꾸만 사람들이 죽어서, 나만 두고 사라져서, 아직 죽지 않은 당신 죽을까 봐, 나도 죽을까 봐 겁이 나는데요. 공연에 속하는 동안은 지면에 발이 닿습니다. 꼭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저 무대의 한 귀퉁이에 나도 있고 싶다, 그렇게 희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쓰다 보니 공연보다 희곡이 좋아요. 즐겁고 자유롭고 무엇보다 편안합니다.

기억과 기록과 계승과 멸종, 몸과 축과 영혼과 꿈, 죽음과 장례와 애도와… 너 살았던 흔적을, 나 살았던 흔적을 남기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분명 찾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발견이 곧 위안이리라는 바람으로, 현시와 과거를 희곡 언어로 보존하는 극작가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과 매일신문사에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약력〉

- 2000년 충남 서산 출생

-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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