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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CHECK] 사랑 없이 우리가 법을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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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 지음/부키 펴냄

'사랑 없이 우리가 법을 말할 수 있을까' 책 표지

법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고, 살면서 변호사를 만날 일 같은 건 없길 바라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닥치는 불행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그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구하려고 법이 있다지만, 안타깝게도 그 법조차 내 편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 한 변호사가 있다. 달동네에서 나고 자라 돈 잘 버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그는 구청 복도 앞 한 평짜리 무료 법률 상담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공짜 변호사를 찾아오는 의뢰인들은 노숙자, 일용직 건설 노동자, 한글부터 배워야하는 할머니 등 법의 보호가 가장 필요하지만 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상담을 거듭할수록 그는 자신의 자리가 속 시원한 법적 해결만을 말하는 자리보단 들어주는 자리임을 깨닫는다.

이 책은 초짜 변호사가 682일 동안 마주한 의뢰인들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별의별 사연들 앞에서 맞장구치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면서 차가운 법의 빈틈을 사람의 온기로 채우는 변호사가 되어간다. 어쩌면 오늘날 가장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도와줘서 고마운데 줄 게 없다며 의뢰인이 놓고 간 갓 쪄 낸 고구마와 손수 튀긴 오징어튀김처럼 말이다. 292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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