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국회 탄핵소추단과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사이의 격렬한 공방이 벌어졌다.
12·3 비상계엄 당시 일선에 군을 투입한 사령관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적법한 명령에 따라 군을 운용했다고 주장하거나 답변을 거부한 반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은 윤 대통령의 국헌문란 의도가 다분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실체적 진실 규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군 지휘관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헌법재판관들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출동한 군을 지휘한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을 적법한 작전 지시로 이해했고,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위법·위헌이라고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며 "지금도 그 부분은 적법하다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함께 출석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정치인 체포 명단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여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14명의 체포 명단을 받은 사실이 있냐'는 국회 측 질문에 "형사 재판에서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홍장원 전 차장은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직접 지시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우라고 말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날 국회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오후 8시쯤 홍 전 차장에게 전화했으나 홍 전 차장은 받지 못했고, 오후 8시 22분쯤 홍 전 차장이 다시 윤 대통령에게 전화해 20초간 통화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1~2시간 이후 중요하게 할 일이 있으니 대기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10시 53분쯤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1분 24초간 통화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이 통화에서 "싹 다 잡아들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군 투입을 자신이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선관위에 (군을) 보내라고 한 것은 제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한 것"이라며 "범죄 수사 개념이 아니라 선관위에 들어가서 국가정보원이 다 보지 못했던 선관위 전산 시스템이 어떤 게 있고, 어떻게 가동되는지 스크린(점검)을 하라, 그렇게 해서 계엄군이 들어간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3500억 달러 선불 지급, 외환부족 우려에…美 "달러 대신 원화로 투자"
[단독] 中 건보료 55억원 흑자? 6조원 받아갔다
AI 시대 에너지 중요한데…'탈원전 2막' 가동, 에너지 대란 오나
대법원 휘저으며 '쇼츠' 찍어 후원계좌 홍보…이러려고 현장검증?
대법정 법대 오른 범여권 의원들, 주진우 "사법부 짓밟는 상징적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