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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정은빈]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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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빈 경제부 기자

정은빈 경제부 기자
정은빈 경제부 기자

지난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제도가 등장했다. 금융기관이 대출자 DSR을 산정할 때 '스트레스 금리'라는 이름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을 구할 때 가산금리가 더해진다는 건 대출로 내줄 수 있는 원금이 줄어드는 걸 의미한다. 대출 상환 기간에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질 것에 대비해 대출 한도를 보수적으로 잡도록 한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확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다. 지난해 가계대출은 수도권 주택경기가 과열되면서 급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예금은행이 전국에 내준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966조원으로 전년 대비 51조원가량 불어났다. 2023년 은행 가계대출이 13조원 늘었고, 2022년에는 오히려 8조원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작년 2월 스트레스 DSR 1단계로 가산금리 0.38%가 적용되자 현장에선 '실수요자를 고려하지 못한 조치'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주택경기 과열과는 거리가 먼 지역까지 규제를 똑같이 적용하니 원성이 터져나온 건 당연한 일이다. 비수도권에 살아가는 지역민은 '불똥'이 튀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얻은 대구의 경우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은 불똥 수준을 넘어선다.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지수를 보면 전국 지수가 지난 2023년 말 122.4에서 지난해 말 124.2로 1.8포인트(p) 오르고, 수도권 지수가 140.4에서 146.1로 5.7p 오를 때 비수도권은 107.4에서 106으로 1.4p 떨어졌다. 대구는 101.8에서 98.8로 3p 내려 하락 폭이 더 컸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에서 일어난 아파트 매매거래는 3만4천355호로 수도권 3개 지역(서울·경기·인천)이 40%(1만3천905호)를 차지했고, 대구는 5%(1천899호)에 불과했다. 지역별 대출 추이를 봐도 온도 차는 극명하다. 수도권 평균 가계대출이 작년 12월 223조원으로 1년 새 12조원(5.4%) 증가할 때 대구는 43조원으로 2조원(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투기 세력을 걸러내야 할 규제가 엉뚱하게 실수요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작년 9월 금융당국은 2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비율을 수도권 1.2%, 비수도권 0.75%로 차등화하며 유연성을 보여줬다. 그런데 오는 7월 마지막 단계인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비수도권 1.5% 일괄 적용을 예고하며 태도를 바꿨다. "DSR 규제를 어려운 과정을 통해 정착시키고 있는데 지방을 DSR 규제에서 빼는 순간 정책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역 실정을 살펴보고 오는 4~5월쯤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수도권 집값 잡기에 비수도권을 희생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결국 대출정책마저 '수도권 일극주의'로 흐른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각종 경제지표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가리키는 상황이다. 체감 경기가 어려울수록 경제정책을 만지는 사람들은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이들을 백번 고려해 최대한 세심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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