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으로 장기이식을 받은 아이들을 만났어요. 우리 아들 정민이 생명도 어딘가에서 힘차게 뛰고 있을 거란 확신이 듭니다"
지난 2020년 생후 13개월 아들 서정민 군의 장기기증을 결심한 이나라(32) 씨가 이같이 말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뇌사에 빠진 정민 군은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하며 죽음의 문턱에 놓인 환자들을 여럿 살렸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1일 서울 서대문구 본부에서 뇌사 기증자 유족과 장기이식 수혜자 등 38명을 초청하고 생명나눔의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행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증자 가족과 수혜자는 직접 만날 수 없다. 이날 행사에서는 당사자 간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생명나눔을 경험한 이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에게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나눴다.
지난해 심장이식을 받고 긴 투병 끝에 건강을 되찾은 강윤호(9) 군은 자신이 만든 카네이션을 한 기증자 유족의 가슴에 달아주었다. 강 군은 "기증자분의 심장 덕분에 친구들과 수업도 듣고 뛰어놀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생후 7개월에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고 국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인공심장에 의존했던 김주아(4) 양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 양은 기적처럼 2023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뇌사자의 심장을 기증받아 지금까지 삶을 이어오고 있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는 "기증과 이식이라는 두 서사가 오늘 한자리에 모여 한편의 봄날이 되었다"며 "생명을 나눈 기증인의 유족과 그 실천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식인의 교류를 통해 장기기증의 가치가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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