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농장에 방치된 말들이 발견된 이후 정부가 말 복지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당시 발견된 말이나 은퇴한 경주말들이 한국마사회 보호를 받으며 여생을 보내게 되는 등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아직 2만7천여마리에 달하는 전체 두수에 비해, 노령이거나 학대 받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말은 일부에 불과해 말 보호 정책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8일 전북 장수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취재진이 푸른 초원에 흰색 울타리가 쳐진 말 요양소에 도착하자 말 한마리가 천천히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충남 공주의 한 축사에서 방치된 상태에 있다가 구조된 유니콘이었다. 당시 물과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해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했던 유니콘은 살이 올라 상당히 건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당시 구조된 15마리 가운데 14마리가 개인 혹은 승마 시설로 구조 입양됐으나, 유니콘은 24세의 고령 등을 이유로 입양자나 입양기관을 찾지 못했다. 이에 한국마사회가 유니콘을 입양해 장수목장에서 여생을 보내게 됐다.
유니콘은 목장 관계자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고, 페퍼민트가 함유된 말 간식을 주자 맛있게 먹었다.
유성언 말등록복지센터 처장은 "경주말들은 7~9세 정도가 되면 은퇴한다"며 "이후 20여년을 더 사는데 이후 수요처를 확대하고 남은 생에 대한 복지를 증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용 말은 은퇴 후 경마 성적이 좋은 경우 교배용으로 수억원에도 팔린다. 나머지 말들은 승용으로 혹은 안락사되거나 사료용으로 팔리게 된다.
이처럼 긴 생애를 보내는 말들이 유니콘처럼 방치되거나 마차(사업용)로 사용되면서 학대당하는 경우가 발견되면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말 복지 제고 대책'을 발표하고 전반적인 말 복지 수준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말이 사육시설에서 학대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호모니터링센터를 도입하고, 생애주기별 복지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말 자율 등록제를 의무 등록제로 강화 ▷성장 단계별 사양 관리 매뉴얼 개발·보급 ▷퇴역 경주망 승용 전환 등 은퇴 후 생애 지원 확대 ▷말 복지 인증제 도입 및 우수 시설 지원 등이 시행될 예정이다.
유니콘이 머무는 말 요양소도 말 복지 대책으로, 한국마사회는 현재 보유 중인 330두 중 일부 노령 말을 폐마시키지 않고 이곳에서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장수농장의 말 요양소와 같은 말 보호휴양시설을 거점(도별)마다 한 곳씩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올해 말쯤 운영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언 처장은 "전체 말에 비해 소수이지만, 보호가 필요한 말은 마주 상황을 파악해 선별해서 보호한다는 것"이라며 "노령 말 폐마를 줄이고, 학대받거나 방치되는 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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