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진골목의 명물인 노포 카페 '미도다방'. 쌍화차가 유명한 이 다방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에 문을 열었고 1978년 정인숙(73) 씨가 인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미도다방 외에도 미도봉사회 회장으로도 25년째 활동하고 있다.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대학을 못 간 한도 푼다는 심정에서 시작한 일이다.
정 회장은 "경북 청도군에서 부잣집 맏딸로 태어나 모자라는 것 없이 자랐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대학도 못 가고 다방 카운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을 돕게 됐다"며 "이후 평생 다방과 연이 돼 감사하게도 돈도 좀 벌었으니 사회에 돌려주는 게 당연한 순리다 싶어 미도봉사회를 이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2001년 설립한 미도봉사회는 200여명의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이 후원금으로 1년에 고등학생 4명(다문화가정, 새터민, 우수학생 등)에게 12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홀몸어르신 7명에게도 120만원씩 지원한다. 가톨릭단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시설에도 연 1회 방문해 현금 및 물품을 전달한다. 나머지 소소한 것들까지 합치면 1년에 2천만원 정도가 소외된 이웃들에 쓰인다.
정 회장 개인적으로도 늘 베풀며 살아가려 노력한다. 미도봉사회 회원 및 미도다방 단골손님들이 주 대상이다. 미도봉사회 회원들의 경우 대다수가 고령이라 팔순이나 구순 등을 맞으면 빼놓지 않고 내의 또는 화장품을 선물하고 있다. 90세 이상 회원들과는 1년에 두 번 여행도 함께 간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미도다방 단골손님들에게는 경조사는 물론 생일 챙기기와 식사 대접도 종종 한다.
그는 "미도다방을 사랑해주신 손님들 덕분에 먹고 살았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살펴드릴 차례라 생각한다"라며 "베풀고 뭐 이런 차원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주변과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번 돈의 3분의 1은 반드시 남을 위해 쓴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도다방을 꿋꿋이 지켜내는 것이다. 현재는 건강 면에서 끄떡없지만 후일 힘들어지면 며느리에게 물려줘 명맥을 이어가게 할 작정이다. 정 회장은 "실버세대들의 사랑방인 미도다방은 차를 파는 곳이기 이전에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장소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대구의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없어져선 안 될 소중한 문화콘텐츠"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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