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26조원 규모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최종계약을 전격 체결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6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확정한 것이다.
5일 정부와 외신 등에 따르면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는 전날 오후 전자문서를 통해 두코바니 원전 2기 신규 건설 최종계약에 서명했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두코바니 원자로 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에너지 자급과 안보에 결정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같은 날 오전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지난달 6일 브르노 지방법원의 계약금지 가처분 결정을 취소한 직후 이뤄졌다. 애초 한수원과 EDUⅡ는 지난달 7일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명식 하루 전날 브르노 지방법원이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계약 서명을 금지했다. 정부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을 포함한 범정부 대표단을 체코 프라하에 파견했지만 서명식이 무산되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EDUⅡ는 지난달 19일 "계약 지연으로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 전체 일정을 위태롭게 한다"며 체코 최고행정법원에 항고장을 접수했다. 한수원도 20일 같은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그리고 보름여 만에 최고행정법원이 가처분 결정 취소 판단을 내리자 한수원과 EDUⅡ가 즉시 최종계약을 맺었다.
이번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각각 1.2GW 이하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체코 정부가 밝힌 예상 사업비는 약 4천억코루나(약 26조원)에 달한다.
한국은 한수원,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으로 '팀코리아'를 결성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4월 29일 체코 정부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한 뒤 같은 해 7월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체코 정부가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최종 확정될 경우 한수원은 테멜린 원전 사업에 대해서도 우선협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원전업계는 팀코리아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본격 시작하면 향후 십수년 이상 원전 생태계 일감 공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도 지난해 7월 팀코리아 선정 당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라며 "중동에 이어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한 원전 본산지인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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