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테랑 백정현 이탈' 삼성 라이온즈 불펜 균열, 이승민으로 메워질까

대구상원고 출신 백정현, 베테랑다운 역투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 휴식 필요해
대구고 출신 5년 차 이승민, 호투로 희망가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 삼성 제공

갈길은 바쁜데 불펜에 구멍이 났다. 프로야구 2025시즌 순위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불펜 백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승민 등 다른 자원들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필승조는 왼손 베테랑 투수 백정현, 오른손 투수 김태훈, 새내기 왼손 강속구 투수 배찬승. 이들이 번갈아 상대 공세를 막아낸 뒤 마운드를 신예 마무리 이호성에게 넘기는 구조다. 기존 마무리 김재윤, 임창민 등은 추격조 불펜이다.

특히 백정현의 역투가 돋보인다. 37살로 불혹을 앞두고 있음에도 위력적이다. 이번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2승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5로 삼성 불펜의 중심을 잡았다. 이 같은 활약 속에 삼성엔 왼손 불펜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쑥 들어갔다.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백정현. 삼성 제공

백정현은 대구상원고 출신. 2007년 데뷔 후 삼성에서만 뛴 '삼성맨'이다. 선발투수로 활약하다 이번 시즌 8년 만에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공을 숨겨 나오는 디셉션 동작, 제구력은 여전히 좋은 데다 짧은 이닝을 던지면서 공에 힘도 더 붙었고 구속도 늘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삼성은 7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앞서 백정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왼쪽 어깨가 불편했던 게 문제. 검사 결과 왼쪽 어깨 관절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을 받았다. 당분간 1군 무대에서 던지기 어렵게 됐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다들 체력에 부담을 느낄 만한 상황. 이런 가운데 불펜이 흔들려 경기를 자주 내주게 되면 충격이 더 커진다. 힘도 더 빠진다. 불펜이 두터운 팀이 무더위를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얘기. 백정현의 이탈이 더욱 뼈아픈 이유기도 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그나마 최근 또다른 왼손 투수가 불펜에서 선전하고 있는 게 다행이다. 대구고 출신인 5년 차 투수 이승민이 그 주인공. 7일 NC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침착하게, 자신 있게, 과감하게 공을 던졌다.

이승민의 체구는 작다. 키가 170㎝를 조금 넘는 정도. 투수로선 약점이다. 하지만 제구가 좋아 대구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하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높았다. 1군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상무 전역 후 복귀한 2024년에도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올해 이승민은 달라졌다. 8일 경기 전까지 18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 중이다. 필승조보다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던진다 해도 눈길을 끌 만한 성적이다. 임시 선발로도 뛰었던 경험이 있어 2~3이닝을 던져야 하는 '롱 릴리프' 역할도 잘 해낸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구속이 상승했다. 지난 시즌 평균 구속은 약 137㎞. 이번 시즌엔 142㎞ 정도다. 특히 속구 구속은 시속 140㎞대 중반으로 올라갔다. 구속 측정 장비가 '트랙맨'으로 바뀐 덕분이란 말도 나온다. 이 장비를 쓰면서 다들 구속이 조금씩 올라갔고, 이승민도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승민의 공에 확실히 힘이 더 붙었다고들 한다. 구위에서 밀려 상대에게 두들겨 맞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제구도 좋아졌다. 그러나 보니 볼넷도 많이 내주질 않는다. 황동재 등과 함께 이승민이 선발과 마무리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잘 해준다면 삼성도 버티는 힘이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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