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웃으며 호랑이굴을 빠져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가 12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2대1로 무너뜨렸다. 선발 싸움을 대등하게 가져간 뒤 이어진 불펜 싸움에서도 무실점으로 버텨 승리를 낚았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KIA와의 프로야구 광주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했다.
젊은 왼손 투수 간 선발 맞대결로 눈길을 끈 승부였다. 삼성은 선발 전환 2년 차인 이승현(23)을 먼저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해 6승을 거두며 선발로 안착했다. KIA 선발은 윤영철(21). 데뷔 첫 해인 2023년 8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고, 지난해도 7승을 챙겼다.

이승현은 올 시즌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하지만 구속을 높이려 하기보다 제구에 집중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시즌 성적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5.14지만 최근 5경기에선 2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았다.
윤영철도 시즌 초반 불안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그래도 차츰 제 모습을 찾았다. 직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선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그 또한 제구로 승부하는 유형이다.
닮은 꼴 두 투수가 최소 5이닝을 버티느냐가 이날 승부의 1차 관건. 올 시즌 이승현과 윤영철 모두 6회 마운드를 밟아본 건 1번씩뿐이었다.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펼치는 투수들이 아닌 데다 아직 경험도 많지 않아 더 많은 걸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날 삼성은 1회초 먼저 2점을 뽑았다. 구자욱이 윤영철을 공략, 우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그래도 윤영철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삼성 타자들은 삼진 6개를 당했다. 윤영철은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제몫을 해냈다.
이승현은 더 잘 던졌다. 낙차 큰 커브가 위력을 발휘했다. KIA 타자들은 좀처럼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4회말 김호령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5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내줬으나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부는 불펜 싸움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이승민(⅔이닝 무실점)에 이어 불펜 필승조를 가동했다. 베테랑답게 김태훈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KBO리그 두 번째로 6시즌 연속 10홀드 기록을 달성했다. KIA도 총력전. 최지민, 성영탁에 이어 필승조인 전상현까지 나서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은 8회말 큰 고비를 맞았다. 새내기 불펜 배찬승이 선두 타자 황대인에게 안타를 맞은 뒤 한준수에게도 중전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대량 실점의 전초전인가 싶었다. 베테랑 불펜 백정현이 부상으로 이탈, 믿고 올릴 카드도 더 없었다.
단단한 삼성의 내야 수비가 위기에서 더 빛났다. 유격수 이재현이 2루 쪽으로 몸을 날리며 한준수의 땅볼 타구를 잡은 뒤 글러브 토스로 2루수 심재훈에게 연결했다. 심재훈은 이를 잡아 침착하게 1루에 송구, 병살타를 엮어냈다. 순식간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선배의 호수비로 배찬승이 한숨을 돌렸다. 이어 후속 타자 김규성은 강속구와 슬라이더로 삼 처리, 이닝을 끝냈디. 9회말엔 신예 마무리 이호성이 등판했다. 이호성은 세 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 깔끔하고 확실하게 뒷문을 걸어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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