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던 20일, 경기도 남양주시 대경대 한류캠퍼스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이가 있었다. 우산을 든 채 실습실 공사현장을 지나며 허리를 굽힌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캠퍼스를 총괄하는 이치균 본부장이었다. '저부터 해야죠'라는 말처럼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캠퍼스를 바꾸고 있었다.
대경대 한류캠퍼스를 관리하는 이치균 본부장은 운동화 차림에 우산을 든 채 신축 중인 태권도과 실습실 공사현장과 교정을 돌며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짧게 답했다. "저부터 해야 학생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지 않겠냐."
이 본부장은 한류캠퍼스 학생들 사이에서 '풀 뽑는 아저씨'로 불릴 만큼 매일같이 쓰레기를 줍고 잔디와 조경을 손질하는 모습이 익숙하다. 캠퍼스에 도착한 유학생들에게는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베트남어로 이름을 불러주며 친근하게 다가선다. 캠퍼스의 정원을 가꾸는 그의 손길은 이미 일상이 됐다.
올해 초 신입생들이 담배꽁초를 도로에 버리던 상황에서 이 본부장이 직접 주워 담는 모습을 본 한 학생은 "처음엔 환경 관리 직원인 줄 알았는데 본부장이라는 걸 알고 난 뒤엔 쓰레기를 절대 함부로 버리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이 고향인 한지혜 학생은 "등교할 때마다 청소를 하시면서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낯선 대학생활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한류캠퍼스로 부임한 뒤, 이 본부장은 캠퍼스 정착을 위한 다양한 업무를 맡으며 스트레스로 치아가 손상될 정도로 고된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캠퍼스 내 학과 지원과 행정관리를 비롯해 환경까지 빠짐없이 챙기는 책임자로, 교직원들 사이에선 '꼼꼼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대경대 한류캠퍼스가 경기북부에서 모범적인 대학이 돼야죠"라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이 본부장은 1995년 입사 후 30년 넘게 대경대에서 근무하며 총무처장과 유아교육과 교수직을 거쳐 현재는 한류캠퍼스를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줄곧 교육현장을 지켜온 그는 지금도 캠퍼스 곳곳을 가장 낮은 자세로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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