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중동 전쟁 개입 경제 미칠 영향에 '촉각'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이란 공습 관련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직접 개입하면서 중동 전쟁 확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월가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확전으로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이는 곧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을 반영해 이미 약 10% 넘게 급등했다. 향후 유조선 항로 차단이 현실이 되면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앞서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격화에 대해 "이번 사태로 공급과 수요 균형이 팽팽했던 석유시장에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됐다"며 "일회성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비슷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마저 추가로 급등할 경우 물가 및 경기 관련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딜레마를 심화시킬 수 있다.

연준은 금리 인하 결정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영향을 좀 더 기다리면서 관망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한다면 금리 인하를 더 늦출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중동 분쟁 참전은 소비자 심리 악화로도 이어져 미국 내수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실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들어서야 하락을 멈췄다가 6월 들어서야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중동 긴장 고조 지속 시 다시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중동 분쟁 참전에 따른 경제 여파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스티븐 쇼크 쇼크그룹 대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란의 최대 석유 수출 고객인 인도와 중국 두 나라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핵시설 공격이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통화에서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않게 되어 시장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