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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성범죄 피해자들 주소가 '소장'에 떡하니…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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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 5천 원 받고 소 제기"…스토커의 법 악용, 피해자 주소 노출
현행 민사소송법상 '주소 보정' 절차, 피해자에게 치명적
일본·미국·독일은 다양한 제도를 통해 피해자 주소를 지켜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달아나 나흘 만에 붙잡힌 피의자가 16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달아나 나흘 만에 붙잡힌 피의자가 16일 대구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스토킹 등 범죄 피해자가 민사소송 중 주소가 노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민사소송법 개정으로 일부 보호조치가 도입되지만, 가해자가 원고로 나서는 경우엔 여전히 제도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해외처럼 가상 주소, 열람 제한 제도 등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5일 발표한 '민사소송에서의 범죄피해자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안'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고등법원은 스토킹 가해자가 5천원을 송금한 뒤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보정명령을 통해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내고 이후 협박 문자까지 보낸 사건을 판결한 바 있다.

이 같은 사각지대는 민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의 주소를 반드시 기재해야 하고, 이를 위한 보정명령서를 통해 주민등록법상 주소 열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열람 제한 신청이 가능한 대상이 가정폭력 피해자에 한정돼 있어, 스토킹·성범죄 피해자들은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이에 대해 입법조사처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소송 수행'이라는 명목으로 가해자가 주소 열람을 신청하는 것은 현행법상 막기 어려운 구조라며, 피해자 보호 범위를 확대하고 열람 사유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은 'DV 등 지원조치' 제도를 통해 법원이 직접 주소를 확인하고 송달하는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주소 기밀 유지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 주소를 피해자에게 제공하며, 민사소송 송달도 해당 주소로 이뤄진다. 독일은 '정보차단' 제도를 통해 가해자 또는 제3자의 열람 요청을 철저히 통제한다.

입법조사처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피해자의 주소 대신 대체주소 기재 허용 ▷스토킹 등 다른 범죄 유형 피해자도 열람 제한 신청 가능 ▷법원이 직접 주소 송달을 수행하는 조사촉탁 활성화 ▷전자소송 사전포괄동의 확대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이상은 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 입법조사관은 "피해자를 폭넓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스토킹과 같이 반복적인 발생 위험이 있는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가해자의 열람·교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소송 목적으로 신청하는 경우라도 제한대상자의 열람·교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하고, 제3자가 피해자에 대한 열람·교부를 신청하는 경우 신청 사유와 신원 확인을 철저히 해 우회적인 주소 노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출근하던 옛 연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30대 남성 A씨가 28일 오전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출근하던 옛 연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30대 남성 A씨가 28일 오전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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