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장의 도전'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불펜 오승환, 필승조 복귀

삼성, 김재윤 2군행 등으로 불펜 정비 필요
박진만 감독, 불펜 핵으로 오승환 활용 예고
오승환, 리그 최고령 승리와 홀드 기록 눈앞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삼성 제공

노송(老松)이 선산을 지킬 수 있을까.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마무리 오승환(42)이 다시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 필승조로 나선다. 리그 최고령 승리와 홀드 기록 수립도 눈앞에 다가왔다.

오승환은 리그 최고의 마무리였다. 미국(MLB)과 일본(NPB) 프로야구 무대에서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옛 위용을 잃었다. 구위가 떨어지면서 시즌 도중 김재윤에게 마무리 자리를 넘겨야 했다. 포스트시즌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겨우내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출발도 좋지 않았다. 모친상과 부상 여파로 뒤늦게 1군 무대에 합류했다. 마무리도, 마무리에 앞서 등판해 불을 끄는 '셋업맨'도 아니었다. 선발과 불펜 필승조 사이에 나오는 가교 역할이 주어졌다.

속구 구속이 시속 140㎞ 중후반에 이르지 않으면 필승조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게 박진만 감독의 판단. 시즌 두 번째 등판인 7일 NC 다이노스전에선 홈런을 포함해 3피안타 2실점으로 불안했다. 오승환이라 해도 세월의 무게는 버티기 어렵나 싶었다.

조금씩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예전만 못하지만 속구 구속과 구위도 서서히 끌어올렸다. 노련하게 슬라이더와 포크볼 등 변화구를 잘 섞어 타자와 맞섰다. 11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26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오승환. 삼성 제공

마침 삼성 불펜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김재윤이 2군으로 내려갔다. 시즌 초 마무리였다 추격조로 내려앉았는데 부진이 이어지며 1군에서 제외됐다. 불펜의 핵 백정현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가운데 새 마무리 이호성이 27일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한동안 점수 차가 큰 경기에 나섰는데 이제부턴 접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린다. 박 감독은 "김재윤은 흐름이 좋지 않다. 재정비 차원에서 휴식을 줬다. 이제 오승환을 조금씩 중용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승환이 승부처에서 투입되기 시작하면 새로운 리그 기록들도 나올 수 있다. 주로 리그 최고령 기록들이 오승환을 기다린다. 오승환은 리그 최고령 선수다. 그는 1982년 7월 15일생. 29일 현재 42세 11개월 14일이다. 물론 잘 던져야 한다는 게 전제 조건이다.

일단 오승환 자신이 갖고 있는 리그 최고령 세이브 기록이 깨질 수 있다. 세이브를 기록할 때마다 새 기록이다. 송진우(당시 한화 이글스)가 갖고 있는 역대 최고령 승리(43세 1개월 23일) 기록과 최고령 홀드(43세 1개월 26일) 기록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은퇴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소나무처럼 아직 푸른 기운이 남았다. 팀도 그의 경험이 필요하다. 세이브 1개만 더하면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를 기록한다. 오승환이 삼성 불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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