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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의 꽃' 회의장·만찬장 어떻게 꾸며질까

정상회의장,한국 전통 미와 현대 첨단기술 융합한 공간…정상 동선과 회의 진행에 최적화
한국의 전통과 문화 강국 면모 각인
에밀레종 타종과 신라금관 5점 전시 특별 기획전 기획

2025 APEC 정상회의 회의장으로 사용할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전경. 매일신문 DB
2025 APEC 정상회의 회의장으로 사용할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전경. 매일신문 DB

오는 10월 말~11월 초순 6일 동안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정상 및 각급 각료, 기업인, 언론인 등 2만여명이 찾는다.

◆APEC 정상회의 회의장은 어떻게 꾸며질까.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이다. 2015년 3월 개관한 하이코는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로 올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통상 APEC 정상회의장은 개최국의 문화와 정체성, 기술력 등을 반영해 꾸미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하이코의 APEC 정상회의장도 한국적인 전통미와 현대 첨단기술을 융합한 공간으로 꾸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상회의장은 경호 경비 등의 문제로 회담장 내부 구조와 동선 등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하이코 정상회의장은 회원국 정상들의 동선과 회의 진행에 최적화된 완벽한 기반 시설로 조성한다. 한국의 전통문화 코드가 회의장 콘셉트로 녹여지고, 여기에 미디어 아트와 증강현실 등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는 공간으로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의장은 APEC 정상회의가 다자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양자 회담 등 다양한 형식의 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다양한 크기의 회의장과 정상 대기실, 사무국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한다. 최적의 회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실시간 통·번역 시스템, 문서 없는 회의 시스템, 첨단 LED 영상, 음향장비, 무정전 전원장치 등을 갖춘다.

2025 APEC 정상회의 때 사용할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야외 마당의 미디어센터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김진만 기자
2025 APEC 정상회의 때 사용할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야외 마당의 미디어센터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김진만 기자

또 하이코 야외 마당에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수천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취재하고 기사를 전 세계로 타전할 수 있는 연면적 6천㎡ 2층 규모의 미디어센터를 새로 짓고 있다. 이곳을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K-푸드, K-컬처, K-의료 등 대한민국 홍보의 장으로 활용한다.

하이코의 정상회의장과 미디어센터는 오는 9월 중순까지 조성 공사를 마치고 이후에는 내부공간 조성과 시설 점검, 시운전 등을 거쳐 미비점을 계속 보완해 정상회의 전까지 완벽한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APEC 정상회의의 꽃' 만찬장은

APEC 정상회의가 끝난 후 채택할 '경주 선언'을 발표한 21개 회원국 정상들과 배우자 등은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역사관 앞마당에 마련하는 APEC 의장국 초청 만찬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APEC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초청 만찬은 'APEC 정상회의의 꽃'이라고 불린다. 만찬장은 단순한 행사 공간 넘어 개최국의 문화적 정체성, 환대 정신, 외교적 성과를 상징하고 집약한다.

경주 APEC 만찬장은 신라 천년고도의 위상과 품격, 한국의 전통미와 K-한식, K-문화 등 한국의 문화 강국 면모를 세계에 강하게 각인시키는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과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비롯한 8만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이 중 3천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APEC 회원국 정상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와 유산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평가해 만찬장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5 APEC 정상회의 만찬장 건립 설계공모를 통해 최종 당선작은 건축사사무소 강희재의 설계안이 선정됐다. 한국적인 건축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실용성과 조화를 고려한 점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적인 미를 살리기 위해 석조계단과 처마 등 전통적인 요소를 설계에 반영했다. 경주박물관 내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특별전시관 등 기존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전통적인 마당 개념을 도입해 외부 공간을 조성했다.

2025 APEC 정상회의 때 의장국 초청 만찬장으로 사용할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라역사관 앞 마당에 철공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김진만 기자
2025 APEC 정상회의 때 의장국 초청 만찬장으로 사용할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라역사관 앞 마당에 철공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김진만 기자

이 만찬장은 연면적 2천㎡ 1층 규모로 파빌리온(pavilion :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임시로 만든 건물)을 설치해 9월쯤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회장 및 공연무대, 전시·케이터링·수행원 공간 등으로 꾸민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경주박물관이 10∼11월 개최하는 금관특별전에서 '금관총 금관' '금령총 금관' '서봉총 금관' '천마총 금관' '황남대총 북분 금관' 등 신라 금관 5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이 박물관이 상설 전시 중인 '경주 교동 금관'까지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 금관 6점 모두가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전시되는 것이다. 신라 금관이 모두 모이는 건 1921년 '금관총 금관' 발굴 이후 104년 만에 처음이다.

회원국 정상들과 배우자 등이 만찬장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이 신라 금관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또 정상회의 만찬 행사에서 국립경주박물관 내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타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APEC에서 종이 울리면 2003년 개천절 이후 처음 타종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 밖에 한복 패션쇼, K푸드 한식 문화 페스티벌, 태권무 공연 등 5韓(한복·한옥·한지·한글·한식)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가자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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