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 증산초등학교의 분교 전환 추진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모태화 김천교육장이 직접 입장문을 내고 "아이들의 교육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교사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교육 본질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 교육장은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도 교사는 결국 아이들에게 집중돼야 한다"며 "현재 어르신과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 구조는 교사의 에너지를 분산시켜 초등학생들의 학습권에 장기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증산초가 2개 학년을 하나의 교실에서 복식 수업으로 운영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교사들이 이미 과중한 수업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르신까지 함께 수업을 받는다면 교육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입장문에서 모 교육장은 어르신들의 학습권 역시 충분히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증산면은 평생교육기관이 전무한 지역으로 오랜 시간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한 여성 어르신들이 세월을 보내왔다"며 "마을 학교를 통해 교육의 문을 열어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 교육을 더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 분리된 별도의 평생교육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천시와의 협력을 통해 희망학교나 지자체 연계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모 교육장은 이번 분교 전환 조치가 어르신의 학업 중단을 의미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분교 전환이 되더라도 어르신들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교실과 교통편, 등하교를 지원하겠다"며 "공부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어르신들의 요청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학교의 모든 예산은 학생 수와 교육 효과를 기준으로 배분되며 어르신을 포함하더라도 학생 수 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예산 구조상 동일하게 운영하기 어렵다"며 "결국 아이들에게 주어진 예산을 나누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육행정의 기준과 공공성 유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모 교육장은 "학교가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라는 점, 어르신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은 충분히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그 감동이 교육 본질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 교사들은 어르신들과의 배려 속에서도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정책적 판단이 감정이 아닌 교육적 기준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천교육지원청은 앞으로 증산초 분교 전환과 관련된 행정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어르신 교육은 지자체와 함께 지속 가능하도록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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