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 서쪽 도심이 '도시형 홍수'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가 동고서저(東高西低) 형태여서 저지대가 서쪽 도심에 몰린 데다 주요 하천인 금호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탓에 배수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일 동안 대구에는 누적 강수량 192.1㎜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17일에는 시간당 최대 59.5㎜의 비가 퍼부어 도심에서도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침수 피해는 대구 서쪽 지역에 집중됐다. 이날 침수 피해를 입은 대구 주요 지점 4곳 중 금호강을 끼고 있어 침수가 자주 일어나는 북구 노곡동을 제외한 3곳이 달서구였다.
침수 피해가 대구 서쪽 지역에 집중된 것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대구의 지형적 특성 탓이다.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빗물이 낮은 곳으로 빠르게 몰리면서 서쪽 도심 지역 침수 우려가 커지는 구조다.
대구를 가로지르는 금호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탓에 대구 서쪽에 위치한 낙동강 지류 대명천 주변의 유천동과 월성동 등 주거 밀집 지역이 침수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대구시는 대명천 인근 '월성분구3지구'의 경우 시간당 130㎜의 강한 비가 내리면 1m에 육박하는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노곡동 사례처럼 하천 범람이 아닌 지형이나 배수 불량 등으로 침수가 발생하는 '도시형 홍수'가 대구 서쪽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적잖다는 점이다. 실제로 17일 침수 피해를 겪은 서남신시장과 죽전네거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모두 하천이 없는 도심에 있으면서도 피해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대구 서쪽 지역의 저지대를 중심으로 배수 능력을 재설계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병운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과거에 설치된 배수관 용량은 지금의 극한호우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하천홍수보다 도시홍수가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수도 관 직경을 늘리고 배수펌프 용량을 늘리는 등 배수시설을 개편해 앞으로의 재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김성근 대구시 자연재난과장은 "대구시에서는 도심 내수 침수 해소를 위해 빗물펌프장 증설 등을 추진 중"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침수우려 지역 및 과거 피해지역에 대한 조사를 통해 침수 근본 원인을 단계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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