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착 강화하는 북-러… "러, 北 핵무기 투발체계 현대화 지원"

우크라군 정보총국장 방송서 주장
ICBM에 핵 운반체계 고도화 가능
한반도·인접국 전략적 불균형 초래

핵전력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핵전력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의 파병, 무기 등 지원에 대한 대가로 핵무기 투발수단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폭탄을 보유한 북한이 정밀한 핵 운반 체계를 갖추면 한반도는 물론 인접 국가들의 전략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통신사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5일(현지시간) 현지 방송에서 러시아와 북한, 이란의 관계를 비교하면서 러시아가 북한 핵무기 투발수단(carriers)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핵무기 투발수단 현대화는 기존의 노후한 이동식 발사대(TEL)나 액체연료 기반 미사일 대신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밀유도 기술, 다탄두(MIRV) 탑재 능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수단을 확보해 핵무기를 은밀하고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탄두 수십기와 다양한 ICBM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가 핵무기 투발수단 현대화를 지원하면 북한은 단순한 핵 보유국이 아닌 실전 운용 능력을 갖춘 핵전력 국가로의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부다노우 국장은 지난달 자국 매체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을 통해 군사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이 단순히 재래식 탄약이나 병력만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군사력 전반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핵 운반체계 고도화'가 있다고 경고했다. 서방 정보당국 역시 북한이 군수 물자를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의 첨단 무기기술을 이전받고 있을 가능성을 거듭 제기해왔다.

부다노우 국장은 이날 러시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러시아는 이란에 핵무기 개발을 가속할 기술을 직접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작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조약을 체결한 이후 군사 관계를 심화해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서실장은 지난 1일 러시아가 북한에 이란제 샤헤드 드론의 기술을 전수해 생산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방현 비행장 등에 드론 생산·시험 비행 시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러시아제 판치르 S-1 방공시스템이 평양에 배치됐다는 보도도 나왔으며 북한군이 이를 직접 운용하기 위한 훈련에 착수한 정황도 포착됐다.

북한 역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병력, 포탄,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외정보국(FISU)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러시아에 다양한 구경의 포탄 650만발과 사거리를 가진 무기체계 600문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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