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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무주택 가구 961만 기록…절반이 수도권 집중

2년 만에 950만 가구 돌파해 전체 43.6%
대구경북도 88만3천 가구로 역대 최대치

대구 앞산에서 본 대구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앞산에서 본 대구 전경. 매일신문 DB

자가 주택이 없어 전세나 월세 등에 거주하는 전국 가구가 지난해 961만 가구를 기록해 1천만 가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구 중 절반 이상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집중됐다. 대구경북의 무주택 가구는 88만3천 가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시된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무주택 가구는 961만8천47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954만1천100가구)보다 7만7천374가구 늘어난 것이다. 전국 전체 가구(2천207만 가구) 중 43.6%를 차지하는 규모다.

무주택 가구는 가구원 중 단 1명도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 가구를 말한다. 내 집이 없어 전·월세 등에 거주하는 경우다.

전국 무주택 가구는 2020년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넘어선 뒤 2년 만에 950만 가구를 돌파했다. 집값 상승에 더해 청년·고령층 저소득 1인 가구가 늘어난 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무주택 가구 수가 506만804가구로 전체(961만8천474가구)의 52.6%를 차지했다. 경기가 238만2천950가구로 17개 시·도 중 가장 많았고, 서울이 214만3천249가구로 뒤를 이었다. 인천은 53만4천605가구였다.

대구는 43만120가구로 지방 5대 광역시 중 부산(61만6천713가구) 다음으로 많았다. 2023년 대구 전체 가구(103만3천238가구) 대비로는 41.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관련 통계가 공시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다.

경북은 무주택 가구 수 45만3천684가구로 비수도권 도 단위에서는 경남(52만892가구) 다음 순이었다. 경북은 역대 최대였던 2022년(45만4천650가구)에서 966가구 줄었다. 대구경북을 합하면 88만3천804가구로 역대 최대치다.

무주택 가구 증가세는 서울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2023년 서울 무주택 가구는 서울 전체 가구(414만1천659가구)의 51.7%를 차지했다. 17개 시·도 중 무주택 가구 비율이 50%를 넘는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2021년 51.2%였던 서울 무주택가구 비율은 2022년 51.4%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2년째 올랐다. 전국 시·도 중 2년 연속 '나홀로' 상승세다.

서울이 다른 지역보다 무주택 가구 비율이 높고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것은 서울과 지방 간 집값 격차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은 이른바 '강남 불패론' 탓에 매년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공개한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서울 지역의 주택매매가는 16.1%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은 1.7% 떨어졌다.

2002년부터 2021년까지 약 20년간 서울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419.4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중심의 무주택 가구 증가세는 서울 집값이 강세를 보인 지난해와 올해에도 이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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