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을 만나다]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환자 안전·병원 진료 서비스 개선 목표"

대구 출생 경북대 의대 졸업…강북삼성병원에서 흉부외과의사로 30여년간 근무
평가인증제도 시범 시행 때부터 전국 의료기관 평가 인증 업무 진두지휘
평가 인증은 국민 건강에 중요, 병원 스스로 의료 서비스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져
국민에 인증제도 홍보하고, 더 많은 병원들이 자율 인증에 참여토록 할 것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국내 병원 평가 인증 제도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국내 병원 평가 인증 제도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는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차량 상태가 주행에 안전한지, 배출 가스 기준은 맞는지, 불법 튜닝은 하지 않았는지 등을 체크 받는다. 운전자 본인은 물론, 국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 병원급 기관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평가를 수행한다. 정부가 일정 기준을 통과한 병원을 '공인'한다는 점에서 국민 안전과 바로 이어진다.

대구 출신의 오태윤(63)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지난 30년간 강북삼성병원에서 흉부외과의로 근무하면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았다. 병원 평가 인증 제도가 시범 시행될 즈음 부터 평가 조사 위원으로 전국의 다양한 병원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당시 흉부학회 이사장을 맡아 의사협회, 보건복지부 등과 소통하면서 우리나라 보건 의료 정책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게 됐다고 했다. 오 원장은 "평가 인증을 획득한 의료 기관이면 전국 어디에 있든 환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인증 원장 취임 계기는?

▶1980년 의대에 입학해서 진료과를 정할 때 망설임 없이 흉부외과를 선택했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인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소명의식에서였습니다. 1994년 현재 강북삼성병원인 고려병원에 입사해 당시 초창기였던 흉부외과를 정상 궤도에 올리고자 노력했습니다. 2004년 처음 시행된 의료기관 서비스 평가 시 평가 반장으로 평가 업무를 시작한 이래 최근까지 전국의 수많은 의료기관 평가 업무를 지휘했습니다. 30여년간 강북삼성병원 진료 현장의 임상 활동과 2000년대 초기부터 전국 의료기관 평가 인증 업무를 해왔던 이력, 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를 이끌었던 경험 등을 토대로 우리나라 보건정책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 인증원 업무를 소개한다면

▶인증원은 병원급 의료기관 전반을 대상으로 맞춤형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경우 의료법상 인증 신청이 의무화돼 있어 거의 100% 인증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외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일반병원급 의료기관은 자율적으로 신청하고 있습니다.

인증 기준은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을 보장하기 위한 항목들로 기본가치, 환자진료, 조직관리, 성과관리 등 4개 영역입니다. 최근에는 중소병원 인증 참여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본인증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은 규모 의료기관 경우 인증 준비에 어려움을 감안해, 평가 기준을 현실화해 우선 인증제도 안으로 유도하자는 취지입니다.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국내 병원 평가 인증 제도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국내 병원 평가 인증 제도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 병원 평가 인증이 중요한 이유는?

▶의료기관 인증제는 의료 질 향상, 환자 안전 강화와 직결됩니다. 환자가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인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가 바로 인증마크입니다. 의료현장은 입원부터 퇴원까지 여러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증평가는 이러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하고 체계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의약품 투여 전에 두 가지 이상의 지표를 활용해 환자를 정확하게 확인하도록 하는 절차를 모든 의료기관이 마련하게 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은 환자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만 인증마크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보다 안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증 의료기관을 선택할테니, 의료기관 스스로의 노력을 수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취임 후 역점 분야는?

▶세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일입니다. 저는 우리 인증원이 그 중요도에 비해 인지도도 낮을 뿐더러 여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들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 같아 늘 안타까웠습니다. 인증 마크를 받은 의료기관은 그야말로 정부가 '보증하는 병원'이므로,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무조건 서울로 향하는 묻지마 의료 소비 형태를 지양하고 지역 의료를 살리면서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중요한 첫 발걸음입니다.

의료기관 인증율을 높이는 일도 중요합니다. 전국에는 약 4천200곳의 병원들이 있습니다. 이중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 전공의수련병원, 요양병원등 의무적으로 인증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곳은 약 1천700곳이고, 나머지 2천500곳은 자율의료기관입니다. 자율의료기관 중 약 400여곳만이 인증 참여(16%)를 받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인증평가를 받는데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인력 확충, 시설 투자 등 재정적 부담 등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병원 형편에 따라 인증 문턱을 유연하게 낮추는 동시에 인증 획득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 인증원은 2020년 7월 '중앙환자안전센터'로 지정받아 환자 안전 활동 관련된 업무 전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현재 전국적으로 10곳의 지역환자안전센터를 함께 운영 중입니다. 향후 지역환자안전센터를 더 확충, 중앙과 지역 간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 환자 안전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자 합니다.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국내 병원 평가 인증 제도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은 국내 병원 평가 인증 제도를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 질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말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 평가 인증 신뢰성을 높이려면

▶인증의 신뢰성은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있습니다. 그 방안을 몇 가지 소개드리면 첫째, 국제 기준 부합하는 공신력 확보입니다. 2012년 우리나라 의료기관 인증기준은 '국제의료질관리학회(ISQua)'로부터 국제 인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둘째, 평가 과정의 공정성 강화입니다. 인증조사를 수행하는 조사위원의 전문성 향상과 윤리의식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셋째, 투명한 정보 공개입니다. 인증 여부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환자와 보호자들이 의료기관의 인증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넷째, 인센티브 및 지원 강화입니다. 의료기관들이 인증을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유인 체계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사후관리입니다. 인증 획득 후에도 4년 주기 동안 중간 조사 등을 통해 의료기관 스스로 서비스 질 개선에 노력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 국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민들이 인증 받은 의료기관을 찾아 이용하게 되면 의료기관들도 인증 획득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준이 상향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입니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든지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 이라는 마크가 있는 병원이라면, 국가가 인증한 병원이므로 믿고 이용하시고 굳이 대도시나 서울 등 먼 곳의 의료기관을 일부러 찾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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