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자 전국 3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서문시장도 올해는 불경기와 기록적 폭염 여파를 피하지 못한 형국이다.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탄력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박종호(51) 서문시장연합회장은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올해는 더위도 심하다 보니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다"며 "서문시장은 섬유제품 비중이 70~80%를 차지한다. 요즘 같으면 가을 물건이 나와야 하는 시기인데, 아직 날씨가 더우니 여름과 가을 물건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문시장 점포들의 매출 추이를 정확히 알아보긴 힘들지만 동산상가 점포를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19 유행을 기점으로 해마다 매출이 감소했고, 올해 매출의 경우 지난해보다 10~20% 정도는 줄었다는 설명이다.
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도 '반짝' 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고 박 회장은 전했다. 소비쿠폰 지급에 잠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났다가 지급액 소진과 함께 다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일회성·단발성 지원책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박 회장은 "서문시장에도 직원을 쓰는 매장이 많았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인해 직원을 둘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사장보다 직원 급여가 더 많은 매장도 있다"면서 "서문시장 휴무일이 한 달에 이틀인데, 대부분 직원 없이 혼자서 일을 해야 하니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전통시장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최대 과제로 '디지털 전환'을 지목하고, 정부의 탄력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만큼 시장 상인들도 온·오프라인 판매를 겸해야 한다"면서 "상인들이 돌파구를 찾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상인들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보니 그렇게 하지 않은 이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사업 대상별 지원 내용이 획일화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시장과 업종마다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지원 내역과 규모, 기간 등을 조정하고 사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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