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은 더할 나위 없다. 나머지 1명이 문제. 쓰려니 못 미덥고 빼두려니 아쉽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투수 얘기다. 프로야구 중위권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들의 활약은 필수. 특히 헤르손 가라비토가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삼성의 외국인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와 가라비토. 후라도는 2023, 2024년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지난 시즌 후 삼성이 내민 손을 잡았다. 가라비토는 이번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데니 레예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후라도는 두말할 게 없다. 삼성의 에이스다. 올 시즌 KBO 리그를 지배하는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만큼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안정감과 꾸준함에선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완급을 조절하며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돋보인다. 기복도 적다.

소화 이닝(171⅓이닝)은 리그에서 단연 1위. 완투도 3회로 선두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역시 20회로 가장 많다. 현장에서 쓰는 표현을 빌리면 '계산이 서는' 투수. 해당 경기뿐 아니라 전후 경기 운영 계획을 짤 수 있게 해준다.
지난달에도 꾸준했다. 8월 6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41로 활약했다. 7이닝과 8이닝을 각각 2회씩 소화했다. 후라도처럼 길게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있으면 불펜도 부담을 던다. 불펜이 두텁지 않은 삼성에겐 후라도가 복덩이다.
한데 삼성이 지난달 31일 후라도를 1군 엔트리에서 뺐다. 한 번 말소되면 10일 후 등록 가능하다. 결국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른다는 뜻. 많은 이닝을 던진 터라 관리 차원에서 내린 결단이다. 힘을 모아 막판에 쏟아붓겠다는 게 박진만 감독의 생각이다.

짐은 나눠져야 가벼워지는 법. 삼성은 가라비토가 후라도의 짐을 덜어주길 바랐다. 가라비토는 시속 150㎞ 중반에 이르는 속구가 위력적인 투수. 하지만 3일 키움 히어로즈전(3대4 삼성 패)에선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5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가라비토는 투구 동작이 큰 편이다. 문제는 주자가 있을 때도 그렇다는 점. 보통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슬라이드 스텝'을 활용해 투구한다. 땅에서 발을 살짝 들었다가 홈을 향해 미끄러지듯 발을 내딛는 동작이다. 가라비토는 그게 능숙하지 않은 모습이다.
3일 그 약점이 드러났다. 도루를 내준 뒤 적시타를 허용하는 모습이 연거푸 나왔다. 슬라이드 스텝을 활용하니 제구가 흔들리고, 구속까지 떨어졌다. 다리를 높이 드는 '와인드 업' 동작으로 바꾸자 주자는 더 쉽게 다음 베이스를 훔쳤다. 악순환의 연속.

한 마디로 주자가 있으면 불안하다는 얘기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하는 승부에서 가라비토를 빼두긴 어렵다. 빠른 볼카운트 승부, 견제구, 슬라이드 스텝 등 다양한 수단을 뒤섞어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적으로도 어루만져 줄 필요가 있다. 다독이며 불안감을 덜어주라는 말. 슬라이드 스텝으로 던지느라 속구 구속이 좀 떨어져도 충분히 통할 만한 구위다. 커브, 슬라이더도 괜찮은 무기다. 가진 걸 잘 섞으면 여전히 해볼 만하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풀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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