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이 힘을 내니 선발투수가 아쉽다.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중위권 싸움에 한창인 가운데 마운드에선 불펜 이승민의 활약이 돋보인다. 반면 선발 요원 최원태와 이승현의 모습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시즌 후 두 선발투수가 관심을 모았다.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원태와 엄상백이 그들. 먼저 새 둥지를 찾은 건 엄상백이었다. 한화 이글스가 4년 최대 78억원에 엄상백을 잡았다. 이어 삼성이 4년 최대 70억원에 최원태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은 기대에 못 미친다. 엄상백의 부진은 끝이 안 보일 지경. 1, 2군을 오가고 불펜으로도 나설 정도다. 7일 경기 전까지 1승 7패, 평균자책점 7.32. 고졸 새내기 투수라 해도 민망한 성적이다. 구위, 제구, 자신감 모두 떨어진 모습.
최원태도 기대만큼은 아니다. 4일 경기 전까지 7승 7패,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주고 있는 건 점수를 줄 만한 부분. 다만 기복이 있다는 게 아쉽다. 구위는 좋으나 제구가 흔들려 투구 내용이 들쭉날쭉했다.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매 경기가 승부처. 박진만 삼성 감독의 말처럼 연승도 좋지만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했다. 3일 최하위 키움에 3대4로 덜미를 잡힌 터라 4일 승리는 더 절실했다. 선발 최원태의 어깨가 무거웠다.
4일 비로 경기가 하루 미뤄졌다. 5일 선발로 나선 최원태는 기대 이하였다. 3이닝 6피안타 3실점에 그치며 조기 강판됐다. 3회까지 타선이 5점을 뽑아줬지만 스스로 무너져 승리 투수가 될 기회를 날렸다. 8월 28일 두산 베어스전(3이닝 9피안타 6실점)에 이은 두 경기 연속 부진.

그래도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를 감쌌다. 박 감독은 "시즌 초·중반이었으면 (최원태로 마운드를) 더 끌고 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즌 막바지인 데다 불펜도 괜찮아 일찍 바꿨다"며 "아쉽긴 해도 지난 경기(두산전)보다는 구위가 나아졌다.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왼손 선발 이승현도 문제. 6일 한화전(4대7 삼성 패)에 선발로 나섰지만 1⅔이닝 5피안타 3볼넷 4실점(3자책점)으로 일찍 무너졌다. 7월 4일 LG 트윈스전(8⅓이닝 1실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후 7경기에 등판해 2패만 당했다. 6일 경기까지 3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최근 삼성은 기세가 좋다. 이젠 3위 자리까지 넘본다. 고질적 약점이던 불펜이 안정을 찾은 덕분에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마무리 김재윤이 구위를 회복, 중심을 잡아준 데다 왼손 투수 이승민의 '전천후' 활약이 보태져 뒷문이 좀 더 두터워졌다.
5일 삼성이 8대3으로 역전승을 거둔 데도 불펜, 특히 이승민이 한몫했다. 박 감독도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이승민이 2이닝 무실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흐름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에서 잘 막아 역전할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젠 이승민을 필승조라 할 만하다. 8월 14경기에서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하며 불펜의 핵으로 부상했다. 6일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도 0.64로 아주 좋다. 좋아진 구위에 자신감이 더해지면서 '믿을 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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