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수사를 받았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번에는 이른바 김건희 여사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 9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한 한 전 총리는 "박성근 전 비서실장 임명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이 있었는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준 사실을 알고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그대로 사무실에 입장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귀금속을 선물하며 맏사위가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청탁했다고 최근 특검팀에 자수했다.
한 전 총리도 임명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세 번 물어봤다면서 그 뒤에 "(대통령이) 박성근 전직 검사님을 딱, 이력서를 하나 보내주셨더라고요"라며 비서실장 임명 과정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한 전 총리에 대한 조사는 박 변호사의 총리 비서실장 임명 과정에서 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와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의 대가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12·3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의해 지난달 29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한 전 총리는 기소 11일 만에 다시 김건희특검팀에 참고인으로 불려 나와 조사를 받는 상황이 됐다.
특검팀은 앞서 이 회장과 박 변호사를 각각 피의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날 오전에는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그는 출석길 취재진에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의 작년 4·10 총선 공천개입 의혹에 등장한다. 김 여사가 김 전 검사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선거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고자 힘을 썼다는 게 뼈대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결국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컷오프)했고 넉 달 만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한편,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의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하기도 했다.
이에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총선 공천에 개입하고 이후 국정원 취업에도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그림이 위작일 수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장동혁 "한동훈과 같이 못간다…해당 행위엔 강력 조치"
李 대통령 지지율 70% 육박…'여론조사꽃' 조사결과
'700조 선물 외교'에도 뒤통수 친 미국, 혈맹 맞나
대통령실 결단에 달린 'TK신공항 자금난'…대구시 '新 자금 계획' 예고
장동혁, 李 대통령에 "특검법 개정안·내란특별재판부에 거부권 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