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에 웃고 운다.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중위권 싸움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단단해지나 싶던 불펜이 다시 흔들린 탓. 상승세를 타기는커녕 연패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권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안 좋을 때 모습이 나온다. 선발투수가 잘 던져도 소용 없다. 불펜이 비틀거리니 답이 안 나온다. 경기 초·중반 대량 득점하지 않으면 마음을 놓기 어렵다. 불펜이 안정을 찾아 상승세를 타던 삼성이 최근 다시 흔들리는 불펜 탓에 14일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졌다.

박진만 감독은 11일 경기 전 "중요한 건 연패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이번 홈 5연전(11일 SSG 랜더스전, 13~14일 KT 위즈전, 16~17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분수령일 것"이라고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1, 13일 SSG와 KT에 연거푸 덜미를 잡혔다.
선발투수들은 잘 던졌다. 10일 KIA 타이거즈전(0대4 패)에서 헤르손 가라비토는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11일(4대8 패) 아리엘 후라도는 7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버텼다. 13일(3대5 패) 원태인은 6이닝 1피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하지만 결과는 3연패.

불펜이 기대를 저버렸다. 10일엔 4대3으로 앞선 8회말 등판한 이승민이 3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11일엔 4대3으로 앞선 상황 8회초부터 연이어 등판한 김태훈, 배찬승, 김재윤, 이승현(오른손)이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마무리 김재윤은 결정적인 홈런을 맞았다.
13일도 마찬가지. 3대2로 앞선 7회초 등판한 김태훈이 동점을 허용했다. 8회초 2사 1, 2루 위기는 무실점으로 넘겼다. 하지만 9회초 사달이 났다. 김재윤이 김상수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아 승부가 기울었다.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삼성은 반격에 실패했다.

8월 한때 삼성은 8위까지 추락했다. 불펜이 무너진 게 치명타. 8월 하순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다. 4위까지 도약하며 3위 SSG의 자리를 위협했다. 하지만 다시 불펜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 14일 경기 전을 기준으로 순위도 다시 공동 5위로 떨어졌다.
좋지 않을 때 모습이 또 나온다. 막판 역전패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믿음을 회복한 김재윤과 이승민의 동반 부진이 뼈아프다. 김재윤은 구위를 끌어올리며 마무리 자리도 되찾았으나 최근 연거푸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안정감 있는 투구로 불펜에 힘을 싣던 이승민도 흔들렸다.

'가을 야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시즌 막판 불펜이 또 흔들리니 더 난감하다. 박 감독이 가장 믿는 카드라던 김재윤과 이승민마저 무너졌다. 경쟁자들은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따려고 달리는데 홀로 뒷걸음질친 꼴이 됐다.
추가 전력도 마땅치 않다. 2군 무대에서 선전 중인 베테랑 송은범 정도가 고려해볼 만한 자원. 송은범은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8로 호투했다. 삼성이 원하는 구위형 불펜은 아니다. 그래도 불펜에 변화를 주겠다면 긁어볼 만한 복권이다.

12경기(14일 경기 전 기준)가 남았다. 일단 마무리 김재윤이 제 모습을 찾는 게 급선무. 김재윤을 중심으로 불펜이 다시 힘을 내지 못할 경우 가을 야구는 TV로 지켜봐야 한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거머쥔다 해도 문제다. 불펜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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